[새로나온 책]이달의 볼만한 신간 서적

2020.10.21 10:44:04 10면

고전부터 시집, 그림책에 이르기까지
현 상황에 되새겨보는 공자, 노자의 철학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전 2권)'/레인보우퍼블릭북스/네빌 슈트 저

 

'BBC가 선정한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소설 100편'에 소개된 책이자 훌륭한 러브스토리가 갖춰야 할 모든 요소를 갖춘 작품이란 평을 받는 네빌 슈트의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1950)'이 발간됐다.

 

런던에서 태어난 네빌 슈트가 말년에 호주에 정착해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저술한 이 책은 그의 가장 사랑받는 소설이다.

 

출간 당시 세계적으로도 찬사를 받았고, 호주에서도 인정받는 고전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말레이 정글에서 거친 호주 아웃백에 이르기까지 진취적인 '진 패짓'이라는 한 여인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흥미진진하게 묘사한다.

 

한편의 대서사와 같은 이 작품은 한 여성의 삶이 극동 아시아와 전후 세계를 무대로 긴박감 있게 펼쳐진다.

 


'만화로 즐기는 논어 1,2 - 쉽게 쉽게 배우고 즐기는 공자 말씀'/스타북스/공자 저

 

동양의 지혜가 응축돼 있으며 공자의 사상은 물론 제자들과의 관계와 당대의 관습, 정치 등이 들어있는 논어를 쉽게 만화로 즐겨보자.

 

'논어'는 함축성이 있으며 비체계적인 구성이 매력적인 독특한 고전이다.

 

삶의 진리가 무엇인지 함축적으로 전하고 있는, 2천500년 전 공자의 가르침은 현대사회에도 여전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책은 공자의 사상을 더욱 풍요롭고 깊게 만든 방랑 생활과 사제 관계를 만화로 그리고 있다.

 

자칫 딱딱할 수도 있는 구절을 유머로 부드럽게 바꿨다.

 

불안한 시대에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갖고 인간다움을 역설했던 공자의 가르침에서 시대를 초월한 지혜를 느낄 수 있다.

 


'노자가 옳았다'/통나무/김용옥 저

 

인류의 고전 중 가장 뛰어난 철학과 지혜를 담은 '노자 도덕경'을 철학자 도올 김용옥이 유려한 우리말로 번역하고, 그 깊은 뜻을 명료하게 해설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동과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맞이하는 현재 인류문명을 위기상황으로 규정한다.

 

이 난관을 돌파하는 사상으로써 노자철학을 유일한 희망으로 제시했다.

 

도올은 그동안 저술과 강연을 통해 노자사상을 꾸준히 한국인의 삶으로 내면화시켜왔다.

 

50년 전 노자를 만나면서 본격적인 철학을 시작해온 도올 김용옥의 사상궤적에서 노자는 가장 결정적이다.

 

이 책은 도올 노자철학 50년의 총결산이자 완성판이라고 할 수 있다.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창비/안도현 저

 

안도현 시인이 신작 시집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를 펴냈다.

 

'절필이라는 긴 침묵 시위'(도종환)를 끝내고 다시 시를 쓰기 시작한 지 4년, 시집으로는 '북향'(문학동네 2012) 이후 8년 만에 펴내는 열한 번째 시집이다.

 

4년 간의 절필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시심의 붓이 무뎌지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깊어졌다.

 

세상을 늘 새롭게 바라보는 '남다른 시선'과 그동안 겪어온 '인생살이의 깊이와 넓이'(염무웅, 추천사)가 오롯이 담긴 정결한 시편들이 가슴 깊이 울린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시인 안도현'을 만나 그의 시를 읽는 반가움과 즐거움이 크다.

 


'나무가 사라진 날'/길벗어린이/신민재 저

 

'나무가 사라진 날'은 어느날 아이가 의자로 변해 버리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작가는 통제와 억압이 아이에게 끼치는 영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판타지적인 소재를 택했다.

 

그림은 연필과 목탄을 주 재료로 선택해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부드럽게, 흑과 백의 대비를 통해 엄마와 아이의 감정 변화를 그려냈다.

 

자연과 성장이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나무라는 설정에 잘 어울리는 녹색을 다양하게 변형하며 사용했는데, 순수하고 맑은 아이들은 싱그럽고 파릇파릇한 새싹을 떠올리게 하는 연두색을, 어른들은 짙은 녹색과 갈색을 써서 세월의 흔적이 드러나도록 한 점이 재미있다.

 

[ 경기신문 = 박태양 기자 ]

박태양 기자 kamsa5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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