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의 시대, 사회적 경제]사회적 경제 & 지속가능한 사회

2020.11.02 06:00:00 13면

 

시너지 효과(Synergy Effect)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그리스어인 ‘Syn-ergo(함께 일하다)’에서 유래된 이 단어는 둘 이상이 서로 적응하여 화학적 통합을 이뤄가는 과정을 일컫는다. 두 가지 이상의 수단이 개별 수단이 가져올 산술적인 효과의 합보다 더 큰 효과를 얻는 것을 말한다. 사람뿐만 아니라 기업과 같은 조직 심지어 지역 간 연대와 협동의 결합적 상승효과와 일맥상통한다. 공동체를 지향하는 사회적경제가 공존과 번영을 위한 사람 중심의 시너지를 강조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결합이 효율적으로 상승하는 것만은 아니다. 그 반대의 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한다. 이른바 링겔만 효과(Ringelmann Effect)이다. 독일 농업공학자 ‘막시 밀리언 링겔만’(Maximilien Ringelmann)은 집단 내 개인 공헌도를 측정하기 위해 줄다리기 실험을 했다. 결과는 의외였다. 참가자가 늘수록 한 사람이 내는 힘의 크기 즉 기여도는 줄어들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집단에 참여하는 사람의 수가 늘수록 1인당 공헌도가 오히려 떨어지는 집단 심리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연대와 협동을 궁극적 목표로 하는 사회적경제 영역도 예외는 아니다. 협동조합에서 흔히 말하는 무임승차가 발생하면 집단 내 링겔만 효과는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나 네트워크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어떻게 하면 부정적인 상황은 최소화하면서 협동과 연대를 통한 조직 구성원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을까?

 

기업 경영에 있어 개인과 팀에 동기를 부여하여 성과를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 제도와 같은 보상제도는 매우 다양하다. 일부 기업의 경우 이를 보다 확대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조직 내 인사부서(HR)의 역할을 강화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가 반드시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당근과 채찍으로 사람을 경마장의 말처럼 길들이는 결과’를 초래하기 쉽다. 시야를 좁게 만들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조직 내 다양성은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창의적인 작업이 필요한 조직에서는 더욱 그렇다. 심리학자인 ‘폴 마르시아노’(Paul Marciano)는 그의 저서 ‘리스펙트’(RESPECT)를 통해 성과보상제도가 통하지 않는 이유를 무려 20가지 이상의 예로 설명하면서, “자신이 존중받는다고 느낄 때 집단과 조직의 발전을 위한 개인의 자발적인 노력도 커진다.”고 강조한다.

 

심리학 기반의 행동경제학에서도 몇 가지 실험을 통해 “직원 개인의 삶을 존중하는 것이 그 어떤 인센티브 제도보다 일의 몰입을 강화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인간은 스스로 구축한 정체성에 기초해 건강한 집단을 통해 오랜 시간을 걸쳐 구체화되고 정형화된다. 인간을 두고 호혜적이며 상호 의존하는 ‘호모 레시프로쿠스’(Homo Reciprocus)로 부르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가을 이맘때면 우리나라로 찾아오는 기러기들은 아름다운 V자 대형을 유지한 채 약 1만 Km 이상을 비행한다. 가장 선두에 있는 기러기가 공기저항을 가장 많이 받는 대신, 후미에 있는 기러기들은 약 30%의 공기 저항을 받는다. 선두의 기러기가 지치면 후미의 기러기와 위치를 교대한다. 혼자라면 힘들 그 먼 거리를 시너지 효과를 내며 협업한다.

 

짧지 않은 인생에서, 의미 있는 삶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인간의 진정한 가치는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가에서 드러난다.” 는 영국의 시인 사무엘 존슨(Samuel Johnson)의 말처럼,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며 서로의 삶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 시너지를 창출한다면 조직은 지속 가능할 것이고 행복하며 아름다운 인생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김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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