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인이 1983년 9월 30일 보낸 편지 (사진=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제공)](https://www.kgnews.co.kr/data/photos/20201146/art_16049061377016_a55a39.jpg)
"(민주주의를 위한) 당신의 노고에 감사한다. 내 도움이 필요하면 주저 말고 연락해달라."
1983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보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당시 상원의원)의 편지가 최초로 공개됐다.
9일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1980년대 김 전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 관련 사료를 최초로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사료는 1983년 9월 30일 바이든 당선인이 김 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와 이듬해인 1984년 2월 27일 김 전 대통령이 바이든 당선인에게 보낸 편지 등 2점이다.
김 전 대통령은 1982년부터 1985년 사이 미국 망명 기간 동안 다수의 상·하원 의원들과 교류를 하면서 한국 민주화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특히 이 시기에 김 전 대통령은 미국의 주요 인사들에게 한국 민주화와 미국의 대외정책을 주제로 한 자신의 연설문과 기고문을 동봉한 편지를 지속적으로 발송했는데, 바이든이 보낸 이 편지는 이러한 김 전 대통령의 편지에 대한 답신이다.
이 편지에서 바이든 당선인은 "당신이 보내준 정보가 유용할 것"이라면서 "당신이 다루는 문제들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라고 전했다.
당시 민주당 상원의원이었던 바이든 당선인은 김 전 대통령의 활동을 적극 지지하고 협력한 인물이다. 이 시기부터 친분을 쌓기 시작한 두 사람은 긴밀한 관계로 발전했다.
이후 바이든 당선인은 김 전 대통령의 민주화 운동을 지원했고, 김 전 대통령 재임시기 햇볕정책을 지지했다. 특히 지난 2001년 한국을 방문한 바이든 당선인이 김 전 대통령과 넥타이를 교환한 일은 두 사람의 관계를 잘 알려주는 일화로도 유명하다.
김대중도서관 측에 따르면 1980년대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이 보낸 편지에 대한 답신 여부 등을 검토해서 밀접하게 접촉해야 할 대상을 구분했는데 바이든 당선인을 중요한 대화상대로 판단했다.
이번에 공개된 또 다른 편지를 보면 이러한 두 사람의 긴밀한 관계도 확인할 수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4년 2월 27일 보낸 편지 (사진=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제공)](https://www.kgnews.co.kr/data/photos/20201146/art_16049061594863_fbc0e7.jpg)
1984년 2월 27일 김 전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에게 개별적인 편지를 보내 '긴급한 현안'에 대한 논의를 제안했다.
이 편지에서 김 전 대통령은 같은 해 2월 25일 전두환 정권의 202명에 대한 해금 조치는 기만적인 조치라고 비판했다.
특히 전두환 정권이 핵심 주요 인사들에 대한 해금을 하지 않은 채 대외적인 선전 목적에서 단행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조치에 대해 환영 성명을 내놓은 미국을 비판하는 한국 국민들의 현실을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 같은 상황을 '긴급한 현안'으로 규정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바이든 당선인에게 대화를 제안했다.
김대중도서관 측은 "이번 사료를 통해서 1980년대 초반 김 전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이 긴밀한 관계를 맺고 협력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라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된 당시 사료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의미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서거했지만 김 전 대통령과 오랜 기간 긴밀한 인연을 맺었던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에 향후 대미 외교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 있어서 이런 사실을 참조하는 것은 한국의 국익 실현에 있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배덕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