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 시대 우리를 위한 참여, 정치후원금

2020.12.14 06:48:49 9면

 

우리는 지금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반으로 한 우리의 민주주의적 대응 모델은 미국의 자유방임적 모델, 중국의 전체주의적 모델, 일본의 관료주의적 모델, 그 어느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친인간적인 방식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스스로 우리의 민주주의가 아직 너무 어리다고 평가한다. 70년 정도의 짧은 시간에 수많은 굴곡을 겪어 제도적으로는 완비했지만 정당 민주주의도, 책임정치도, 정책선거도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 우리 국민들이 보여준 시민의식은 성숙한 민주주의라 일컬어지는 유럽 여러 나라들의 행태보다 훨씬 더 훌륭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위기의 순간에 빛을 발휘하는 시민의식의 근간은 무엇일까? 아마도 불편을 감수하면서 기꺼이 마스크를 쓰는 것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사회경제적 영역에서만큼은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우리 모두를 위해 ‘동참’할 수 있는 성숙한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지만 이러한 마인드는 후보자를 평가하고 투표권을 행사하는 선거과정을 제외한 일상적인 정치영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정치에 참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위에서 말한 투표다. 가까운 투표소로 가는 수고만 감수하면 개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거의 없다. 투표는 강력한 정치참여이다. 자신의 선호와 이해를 대변하는 인물과 정당을 승리하게 만드는 의사표현이다. 하지만 일상적 정치영역에서 우리는 과연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해 ‘참여’를 하고 있는지 물어본다면 쉽게 그렇다라고 대답하기는 힘들 것이다.

 

여기서 제안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정치후원금을 내는 것이다. 일상적 정치영역에 ‘참여’하자는 것이다. 정치에는 돈이 들어간다. 돈 많은 사람들만 이를 충당할 수 있으면 정치는 부자들의 소유물이 될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 보통사람들이 내는 후원금으로 정치를 할 수 있다면 훨씬 더 공동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내가 누군가에게 돈을 지불한다는 것은 단순 지지에 그치는 소극적 행위가 아니다. 특정집단의 이익이 아닌 내 이익 나아가 공동의 이익을 위해 일하라는 적극적 행위인 것이다. 내 돈을 투자했으면 한번이라도 포털사이트에서 그 정치인을 검색할 것 아닌가. 내가 후원한 정치인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법안을 입안했는지 한 번이라도 모니터링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재신임 시기에 그 인물이나 정당을 선택할 것인가가 결정될 것이다. 따라서 정치후원금 기부는 우리를 위한 정치를 실현시키는 사회적 투자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참여’라는 시민의식의 위대함을 현재진행형으로 느끼고 있듯이 이를 일상적 정치 영역으로 도입시킨다면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는 우리의 정치현실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촉매제가 되지 않을까?

정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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