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신생팀으로 K4리그에 도전한 인천남동구민축구단(이하 FC남동)이 올 시즌 13승2무9패(승점 41점)를 기록, 리그 5위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FC남동이 신생 구단임에도 불구 이같이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참가 첫 해부터 공개테스트를 통한 고강도의 선수선발과 코치진 및 스태프의 전문적인 구단 운영과 지역기업과 후원회원들의 지원이 집중된 결과다. 최근 3주간의 달콤한 휴가를 보내고 지난 14일부터 내년 시즌 'K3 승격'을 목표로 본격적인 몸 만들기에 들어간 FC남동의 첫 시즌 성과를 되짚어 본다. [편집자 주]
FC남동은 K4리그 개막전에서 막강전력으로 올 시즌 우승을 차지한 파주시민축구단을 상대로 2-0 완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어 두번째 경기인 서울중랑축구단과의 원정경기에서 골 소나기(4-1)를 터뜨리며 승리를 거뒀고, 충주시민축구단(1-0), 이천시민축구단(3-1)과의 경기를 포함해 개막 4연승을 달리며 'K리그 복병'으로 떠올랐다.
FC남동은 올 시즌 막판 이천시민축구단과의 원정경기에서 치명적인 오심으로 0-1로 패배해 '승강 레이스' 대열에서 밀려나는 아픔을 경험했지만, 플레이오프를 목표로 피 말리는 일진일퇴의 접전을 연출하며 당당히 5위에 이름을 올렸다.
FC남동은 지난해 12월 공개 테스트 등을 거쳐 총 37명을 선발해 젊은 유망주들을 알차게 영입했다.
2019 K3리그 어드밴스 우승을 이끌며 MVP(최우수선수)에 올랐던 화성FC의 문준호와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 송영민 골키퍼를 품에 안았다.
문준호는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대표팀 주장으로 팀을 이끌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용인대의 U리그 왕중왕전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문준호의 활약은 K3리그에서도 이어졌다.
올 시즌 팀의 주장으로 나선 문준호는 윙어와 투톱 자리를 맡아 매서운 킥력으로 원더골을 연출해 '문준호 존'이 생길 정도로 맹활약 했으며, 올 시즌 21경기에 출전해 9득점 6도움을 기록했다.
송영민은 2014년 미얀마에서 열린 AFC U-19 챔피언십에서 국가대표 골키퍼로 활약했으며 이후 대구FC를 거쳐 일본 J리그를 경험한 재원이다.
또한 2019 시즌 K3리그 준우승 주역인 양평FC의 3인방 유동규, 오성진, 권지성도 FC남동에 둥지를 틀었다.
유동규는 타고난 골 감각으로 2선에서 상대방의 빈 공간을 빠르게 침투해 상대의 허를 찌르는 플레이가 뛰어나다. 이런 플레이를 바탕으로 올 시즌 23경기에서 15득점 3도움을 기록하며 K4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오성진은 사이드라인을 타고 빠르게 침투해 상대편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는 화려한 플레이로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
올 시즌 새롭게 K4리그에 도전한 신인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연습경기 도중 깜짝 발탁된 '경기대 듀오' 강민규와 안준한 선수를 비롯해 김문주(서울디지털대)와 오주헌(사이버외대), 강병휘(국제사이버대) 전우성(경기대) 등의 숨은 진주를 발굴해 냈다.
강민규는 파주와의 개막전에서 팀에 첫 골을 안겨 남동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신예 공격수로 떠올랐다.
안준한은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와 터프하고 적극적인 플레이로 3골을 기록해 대한축구협회에서 시상하는 K4리그 영플레이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오주헌은 상대의 키 플레이어를 묶는 한편 킬패스로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왔고, 강병휘는 23경기에 나와 1득점 1도움을 기록해 공격 자원 못지 않는 기량을 발휘했다.
또, 전우성은 적극적이고 파이팅 넘치는 넓은 수비를 펼치며 빌드업 면에서도 재능을 보여줬다.
FC남동 선수들 중 일부는 공익요원이나 사회복무요원 선수들도 10~15명이나 된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이 팀의 주축이다보니 팀 훈련이나 연습 경기 일정을 조율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선수들의 이같은 활약 뒤에는 묵묵히 이들을 뒷바라지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남동구청과 남동구체육회를 비롯해 후원사들의 노고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인천남동구민축구단후원회의 경우 FC남동 창단과 함께 자생적으로 구성된 모임으로 현재 70여명의 회원들이 선수단 뒷바라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후원회 주최로 '2020 FC남동 우수선수'를 개최해, 최우수선수와 포지선별 베스트플레이어 등 5명의 시상식을 진행해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기도 했다.
'그들만의 리그'라고 불리던 K4리그의 팬 확보를 위해 각종 SNS 활동을 통해 FC남동과 남동구청을 홍보 해온 구단 프런트의 역할도 주목할만 하다.
구단은 명예기자단을 활용해 경기별 프리뷰와 사진·카드뉴스를 제공하는 한편, 코로나-19로 경기장을 찾지 못하는 팬들을 위해 매 경기 중계방송과 하일라이트·선수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각종 콘텐츠를 제작해 FC남동을 알리는데 큰 힘을 썼다.
그 결과 FC남동은 오는 18일 대한축구협회가 개최하는 '2020 K3·4리그 시상식'에서 뉴미디어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FC남동은 이제 '2021 K4리그' 또 다른 목표를 위한 도전장을 내놓았다.
'K3 승격'을 목표로 동계훈련에 들어가는 선수단은 올 한해 부족했던 포지션에 대한 보강 작업에 집중하고, 비공개테스트를 통해 선수 발굴을 마치는 대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정재 감독은 "내년 시즌 목표 역시 선수들의 성장을 가장 먼저 꼽겠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졌지만 인천의 많은 축구팬이 열성적으로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내년 시즌 K3 승격을 목표로 화끈한 경기력을 팬들에게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영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