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와 종교·시민단체 관계자들이 22일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인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김진숙 희망버스 기획단’(기획단)은 이날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진숙 위원은 부조리하고 폭력적인 기업문화에 맞서 노동자의 생명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한평생을 싸워왔다”며 “그가 겪어야 했던 불의와 탄압과 모욕이 우리 모두가 겪은 이 시대의 폭력이며 그의 투쟁이 우리 모두의 투쟁이었기에 작은 힘들을 모아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을 ‘삶이 있는 곳’으로 만드는 꿈을 가졌다는 이유로 35년을 블랙리스트 해고자로 살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정홍영 희망버스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박승렬 한국기독교인권센터 소장, 성미선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서영섭 신부, 송경동 시인 등이 단식에 참여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합원들도 동참했다.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 정 위원장은 “김 위원의 정년은 이제 10일밖에 남지 않았다. 23일에는 한진중공업 정년퇴직자들의 퇴임식이 있다”며 “한진중공업은 올해까지만 버티면 김 위원 복직 투쟁도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해고자에게 정년은 없다”고 일침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도 이날 김 위원의 복직과 쾌유를 빌며 종로구 조계사부터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까지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지난 19일에 이어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희망차’ 행동도 조만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숙 위원은 1986년 7월 한진중공업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에서 어용노조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제작·배포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35년 가까이 해고자이자 노동운동가로 살아온 김 위원은 2011년 한진중공업이 노동자를 대량 정리해고하자 40m 높이 크레인에 올라 309일간 고공농성을 했다. 동료 해고자들은 모두 복직됐지만 재계의 반대로 김 위원만 복직하지 못했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심의위원회는 2009년과 지난 9월 두 차례 김 위원을 민주화운동자로 인정하고 사측에 복직을 권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지난 10월 김 지도위원의 정년 내 복직을 촉구하는 특별결의안을 발표했고, 부산시의회 여야 의원들도 특별결의안을 냈다.
올해 정년을 맞는 김 지도위원은 현재 암 투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