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의 불씨 될까…참담한 조선·동아의 민낯 ‘두 신문 이야기’

2020.12.30 16:26:31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가 제작한 영화 ‘족벌 두 신문 이야기’가 31일 온라인을 통해 최초 개봉된다.

 

‘족벌 두 신문 이야기’는 지난 3월과 4월 창간 100년을 맞이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감춰진 역사와 이들의 현주소를 다룬 블랙코미디 형식의 다큐멘터리 영화다.

 

앞서 국정원 간첩조작사건을 다룬 ‘자백’, 정부의 언론장악을 폭로한 ‘공범자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야기 ‘김복동’, 대한민국 핵발전의 현주소를 직시한 ‘월성’을 만든 저널리즘 다큐의 명가 뉴스타파의 다섯 번째 장편 다큐 영화로 김용진, 박중석 기자가 연출을 맡았다.

 

영화는 총 168분 분량으로 ▲1부 조선·동아일보가 일제 앞잡이 노릇을 한 행적 추적을 다룬 ‘앞잡이’ ▲2부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 권력과 야합하고 결탁한 과정을 그린 ‘밤의 대통령’ ▲3부 1987년 이후 두 신문이 스스로 권력집단이 되어가는 과정을 추적한 ‘악의 축’으로 구성됐다.

 

1985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누가 더 ‘친일지’고 ‘민족지’인지 다투며 ‘친일 공방’을 벌인다. ‘족벌 두 신문이야기’는 두 신문이 한사코 감추려 한 ‘일제의 앞잡이’ 역사를 추적한다.

 

개봉에 앞서 30일 김용진 감독과 오동진 영화평론가, 조선희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활동가가 참여한 온라인 GV를 통해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진행됐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이 영화가 예지력이 있다고 해야하나. 언론개혁이 화두로 떠오른 현재, 개봉했다”고 운을 뗐다.

 

 

김용진 감독은 “‘언론개혁’은 늘 염두에 둔 프로젝트이고, 지난해 연말에 영화를 만들어보겠다고 계획했다”며 “2020년이 두 신문의 창간 100년이 된 해인데 기대와는 달리 반성도 없이 신년호에서 ‘민족의 등불이었다’ ‘민족 정론지’라고 자화자찬하더라. 다른 기록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두 신문사뿐 아니라 참담한 지금의 언론환경을 다룬 것”이라며 “가짜뉴스 등 언론에 대한 불신의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가기 위한 내용이다”라고 설명했다.

 

조선희 민언련 활동가는 “언론개혁의 열망이 타오르는 지금, 민언련으로서는 영화개봉이 언론개혁의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희망한다”고 기대를 표했다.

 

특히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영화 개봉소식을 전하며 “풍전등화의 시대에 언론의 개혁이 왜 필요한지, 검찰권력과 사법권력, 종교권력, 엘리트 권력과 함께 왜 동시에 언론개혁이 이뤄져야 하는지 깨닫게 해주는 다큐멘터리”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중배 기자의 칼럼을 읽고 컸다는 오 평론가는 “그는 이 다큐에서 여전히 일갈하는 대기자의 모습을 선보인다. 그는 지난 100년의 조선과 동아의 역사에 대해 ‘오로지 권력의 편에만 섰던 역사였다. 일제 때는 친일로 해방 후에는 극우보수 세력과 독재 세력에 세상이 바뀐 후에는 자본권력의 편에 서 온 역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영화가 시작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언론은 강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스스로 권력이 될 수 도 있지 않겠습니까?”라며 “언론은 날이 잘 드는 양날의 칼과 같아서 정의를 위해서 쓰여질 때는 역사를 진전케 하는 훌륭한 힘이지만 잘못 쓰였을 때, 권력에 결탁했을 때 폐해는 엄청날 수 있다”고 연설하는 육성이 들린다.

 

1988년 국회 언론청문회에 출석한 방우영 당시 조선일보 사장이 “어떻게 조선일보가 과거 일제 앞잡이를 했다고 모독하고 매도하고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소리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시대적 과제를 던진 ‘족벌 두 신문 이야기’를 향한 독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GV는 810명이 넘게 시청했으며, “언론개혁을 하려면 종편 등에서 허위, 왜곡뉴스를 내보내면 거기에 대해 엄중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본다”, “자긍심을 느끼는 언론을 가지고 싶다”, “언론이 제 역할을 하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좋은 나라가 될지 보이는데 현실이 안타깝다” 등 목소리를 냈다.

 

오 평론가가 “‘계란으로 바위치기 아닌가’, 과연 개혁이 될 것인가하는 의견도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질문을 건네자 조선희 활동가는 “영화를 보면서 잘 살고 있는 사주들과 나와서 증언하고 있는 해직언론인이 대비돼 한편으로 섭섭한 마음도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음성이 마음에 와닿았다”고 답했다.

 

끝으로 김용진 감독은 “한자를 모르는 세대도 볼 수 있도록 편집했다. 젊은이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족벌 두 신문 이야기’는 31일 온라인 개봉에 이어 1월 1일부터 대한극장, 서울극장, 아트나인을 비롯해 동성아트홀, 광주극장, 광주독립영화관 등에서 오프라인으로 개봉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신연경 기자 shinyk@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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