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의 오늘과 미래...올들어 신작 생산율 증가 추세

2021.01.03 10:56:29 21면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인기 폭발
네이버웹툰, 전 세계 100개국 만화앱 순위 1위
웹툰 유통 표준화 및 불공정 계약 근절 방안 마련돼야

'웹툰'이 대세는 대세인가보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최근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의 인기 웹툰 플랫폼인 '콰이칸'에 경기관광 홍보 웹툰을 게재, 한 달 만에 누적 조회수 2천150만 회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웹툰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돼지와 판다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쥬바오'와 '한바오'가 등장해 경기도의 대표 관광지 17곳을 여행하는 내용으로 만들어졌다. 이렇듯 현재 한국의 만화산업에서 신주류로 부상한 웹툰의 오늘과 미래를 들여다본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인기 폭발

 

 

웹툰 원작 드라마가 그야말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경이로운 소문'은 시청률 10%(닐슨코리아 유료가구) 돌파를 목전에 두고, 매회 OCN 개국 이래 최고 성적을 경신 중이다.

 

넷플릭스의 '스위트홈'도 K-크리처극의 신호탄을 쏘며 화제몰이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웹툰 속 배경과 캐릭터들을 실사화, 최대한 기존 이미지를 생생하게 살렸다는 데 있다.  

 

tvN 수목드라마 '여신강림' 또한 야옹이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해 특유의 아기자기함을 영상으로 담아내고 있다. 메이크업으로 외모 콤플렉스를 가리는 여주인공의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배우의 외모와 연기가 역시나 인기 비결로 꼽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청자들이 웹툰 특유의 비현실적 설정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또 웹툰이 드라마의 원작 데이터로 상당히 많이 쓰이는 상황으로, 작품 자체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이는 플랫폼에서 이미 성공이라는 검증 단계를 거친, 안전한 작품을 드라마화하려는 경향과도 맞물리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우려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웹툰 원작 드라마가 지나치게 늘어나면 순수 창작극이 빛을 보기 어려운 시장 구조가 되고, 새로운 작가 양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견해다. 다만, 웹툰 작가들이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는 등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측면도 제기된다.


네이버웹툰, 전 세계 100개국 만화앱 순위 1위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으로 지난 3월 발행된 '콘텐츠산업 2019년 결산 및 2020년 전망'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이 전 세계 100개국 만화앱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9월, 자사 연재 작가들의 연 평균 수익을 3억1천만 원(상위 20위 작가 평균 연 수익 17억5천만 원, 신인작가 평균 연 수익 1억6천만 원)으로, 연재 작가의 84%는 연 5천만 원 이상, 62%는 연 수입이 1억 원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구글플레이 앱마켓 만화분야 수익 기준으로 전 세계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1위를 기록한 수치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건 2014년 7월이다. 2019년 거래액 규모는 6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년은 그 규모가 1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도 지난해 글로벌 시장 거래액이 전년도보다 48% 증가한 4천3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대우는 한국 웹툰 산업을 세계만화시장과의 경쟁이 아니라 모바일 콘텐츠산업과의 경쟁으로 봐야 한다며 '2020 신성장산업 투자포럼'에서 네이버웹툰(5.7조 원, 라인망가 1.8조 원)과 카카오페이지(2조원, 픽코마 1.4조원)의 적정 가치가 총 10.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웹툰 콘텐츠 누적 수, 1만2315종... 작가 8588명

 

 

웹툰가이드(대표 강태진)에 의하면 2020년 4월 현재 각종 플랫폼에 등록된 웹툰 콘텐츠의 누적 수는 1만2315종이고, 작가 수는 8588명이다. 연재 중인 콘텐츠는 1602종에, 2077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연재 중인 콘텐츠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플랫폼 숫자가 가장 많았던 2016년으로, 역대 최고치인 2049종이 연재됐다. 이 시기에 비하면 올해는 연재 중인 콘텐츠 숫자는 줄어든 셈이지만, 전년도와 비교하면 15.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또 2012년에 204종에 불과했던 웹툰 콘텐츠는 2013년 레진코믹스, 탑툰 등이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전년 대비 94.61% 증가한 397종으로 늘었고, 2014년에는 786종으로 무려 97.98% 증가했다. 바로 '유료 성인 웹툰 붐'이 불던 시기다. 그리고 이 시기에 수없이 많은 플랫폼이 등장했다가 사라졌다.

 

2017년, 2018년은 신작 생산이 크게 감소한다. 그러다가 2019년, 2020년에 들어서면서 전년 대비 신작 생산율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박석환 한국영상대학교 교수(만화평론가)는 "플랫폼 숫자는 감소했지만 콘텐츠 생산 측면에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같은 토대 위에서 웹툰의 다양성에 대한 도전적 실험도 가능해 질 것이다. 시장의 문제로 등장하지 못한 콘텐츠가 있다면 지금이 그런 작품의 등장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웹툰 유통 표준화 및 불공정 계약 근절 방안 마련돼야

 

 

웹툰의 경우 창작자 보호 측면, 제작자와 소비자 권리 측면, 유통 규제와 보호 측면에서 모두 법률적 장치가 미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창작과 유통 전 과정에 걸쳐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웹툰 생산량, 콘텐츠별 유통과 소비량, 해외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무단·불법·불공정 유통과 소비 행태가 이미 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웹툰 작가들의 고용 안정을 위한 표준계약서 작성, 플랫폼 업계의 갑질 예방 교육 의무화 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웹툰 작가 10명 중 5명이 불공정 계약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29세 이하 젊은 웹툰 작가들이 61.1%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한 플랫폼의 콘티 작업에 3개월 동안 참여했던 A(27) 작가는 3회 분량의 결과물까지 보냈으나 일방적으로 계약 파기 통보를 받았다. 계약서 작성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고, 보수 또한 몇 달째 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A 작가는 "법정 공방으로 가는 것은 회사의 보복이 두려워 선택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이러한 사정은 다수의 작가들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웹툰 작가의 87.1%(위 조사)가 표준계약서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전병옥 공인노무사는  "근로자성을 증명할 수 있는 표준 계약서 작성이 중요하다"면서, "현실적으로 계약서 작성이 어렵다면 계약조건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남겨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박석환 한국영상대학교 교수·만화평론가 발표 자료 화면 캡처)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

강경묵 기자 kamsa5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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