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예정돼 있는 이른바 ‘정인이 사건’의 가해자 장 씨의 재판에 국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장 씨에 대한 살인죄 적용 여부에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검찰은 첫 공판 이전에 혐의 판단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이정우 부장검사)는 살인죄 적용 여부 판단을 위해 최근 전문 부검의 3명에게 부검을 의뢰했고, 정인 양의 사망 원인 재감정 결과를 수령했다.
앞서 지난달 검찰은 장 씨에게 살인죄를 배제한 채 아동학대 치사와 아동 유기·방임 등의 혐의만적용해 기소했다. 살인죄를 적용하려면 ‘피해자를 죽이겠다는 의도’와 ‘사망에 이를 만한 위력을 가한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소명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숨진 정인양에게서 췌장 등 장기가 끊어지는 심각한 복부 손상이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장 씨에게 살인의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검찰은 정확한 사망원인 규명을 위한 재감정에 나섰다.
현재 검찰은 재감정 결과를 토대로 살인죄 적용에 관한 법리적 검토를 하고 있다.
오는 13일 열리는 장 씨의 첫 공판에 국민들의 이목이 쏠려있는 만큼 재판 날짜 전까지 법리 검토를 마치고 공소장 변경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은 수령한 결과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13일 예정돼있는 공판 절차에서 검토 결과를 반영해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해외 논문 등을 토대로 장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남부지검에 전달한 바 있다.
의사회 관계자는 “췌장은 몸 가장 안쪽에 있는 장기라 통상적인 높이에서 떨어지는 것으로는 손상되지 않는다”며 “정인양은 ‘비사고 손상’, 즉 의도를 가진 외력에 의한 손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