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집에 맡겨졌다 숨진 여아…폭행·물고문 등 학대 받아

2021.02.09 15:35:46 7면

지난 8일 사망한 10살 여아…1차 부검 결과 폭행 등에 의한 쇼크사
긴급체포된 이모 부부, 3일 전부터 훈계 차원에서 체벌…사망 당일에는 물고문도 인정
경찰, 이모 부부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하고 추가 학대 여부 조사 확대

 

이모 집에 맡겨졌다 숨진 열 살 아이가 숨지기 전 이모 부부에게 폭행, 물고문 등 모진 학대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숨진 A(10)양에 대한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된 B씨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최근 아이가 말을 잘 듣지 않아 훈육 차원에서 플라스틱 막대를 이용해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오랜 시간이 아닌 3일 전부터 체벌을 가했고, 어제(B양이 사망한 당일)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아이를 물 속에 넣었다 빼는 행위를 했다”고 학대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 부부는 8일 낮 12시 35분쯤 A양이 숨을 쉬지 않고 몸이 축 늘어졌다고 119에 신고했다. 출동한 구급대원은 심정지 상태이던 A양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당초 경찰은 A양의 사인을 익사에 의한 사망으로 무게를 뒀다.

 

하지만 A양의 시신에서는 폭행으로 생긴 멍 자욱이 허벅지를 비롯한 몸 곳곳에서 발견됐고, 이후 B씨 부부에게 사망 경위를 캐물은 결과 플라스틱 파리채와 빗자루로 학대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9일 부검 결과 역시 ‘속발성 쇼크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이 나왔다. 이는 외상에 의한 피하출혈이 혈액 순환을 감소시켜 쇼크를 불러왔다는 의미로 익사가 아닌 폭행에 의한 쇼크가 직접 사인인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더 정확한 사인은 약 2주 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9일 중 B씨 부부에게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며 “A양의 친부모와 B씨 부부 자녀에 대해서도 학대 여부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사건 수사 진행 결과에 따라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친모의 이사와 개인적 문제로 인해 약 3개월 전 B씨 부부와 함께 살게된 A양은 타 지역에서 현재 거주지 소재 학교로 전학을 왔으며, 이전까지 학교를 결석하거나 학대 의심 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 경기신문 / 용인 = 신경철 기자 ]

신경철 기자 shinpd44@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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