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만 보는 축구팬도, 해외축구만 보는 당신도, 이제 K리그에 입문하는 입문자들도 K리그를 즐길 수 있도록 알아두면 1%라도 도움되는 K리그 입문서, 그 세 번째 페이지를 시작한다.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축구를 사랑하는 안양. 안양 LG 치타스가 떠난 후 축구 일번가의 부활을 위해 시민들이 힘을 합쳐 탄생시킨, 안양시민들을 위한 FC안양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본다.
◇팬들이 앞장서 창단한 FC안양
FC안양 축구팀의 이야기에서 안양 LG 치타스를 제외하곤 말을 할 수 없다. 1996년 4월 서울에서 안양으로 이전한 안양 LG 치타스는 안양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성장했다.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듯 2000시즌 K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2002년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 결승에 진출하는 등 큰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2004년 2월 안양 LG 치타스는 연고지를 서울로 변경하며 안양을 떠났다.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팀을 잃은 안양시민들은 이때부터 축구단 만들기에 돌입했다.
그리고 2012년 10월 10일 안양시민 프로축구단 창단 및 지원 조례안이 가결, 2013년 2월 2일 드디어 FC안양이 창단됐다.
FC안양은 2013년과 2014 K리그 챌린지에서 5위를 기록했다. 2015년 구단 통산 100호 골과 구단 통산 100경기를 소화했다. 2019년에는 K리그2 3위를 차지하며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FC안양은 부산아이파크를 만나 0-1로 패하며 승격에 실패했다.
FC안양은 지난 시즌 K리그2 9위를 차지하며 잠시 부진했지만, 2021시즌 비상을 준비 중이다.
◇홍득발자(紅得發紫), 서울과의 맞대결
아주 붉은 것은 이미 보라색이란 뜻을 가진 홍득발자는 FC안양과 FC서울 사이를 표현하는 말이다. 안양 LG 치타스의 붉은 유니폼을 이어받은 FC서울과 보라색 유니폼을 입는 FC안양과의 경기는 팬들도 손꼽아 기다리는 매치다.
FC안양은 K리그2에 소속돼 있고, FC서울은 K리그1에 소속돼 있어 두 팀의 맞대결 성사는 자주 이뤄지지 않았다.
FC안양과 FC서울의 경기는 2017년 4월 19일 FC서울의 홈구장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양 팀은 2017 KEB 하나은행 FA컵 32강에서 만났다. 경기 시작 전 FC안양의 서포터즈 A.S.U. RED는 홍염과 자주색 연막탄을 터뜨리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하지만 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전반 27분과 35분 FC서울 윤일록에게 연달아 실점해 0-2로 패했다. 그렇게 이날 경기는 비록 FC서울에 졌지만, 안양시민들은 자신들의 축구가 살아있음을 알렸다.
2018시즌 FC서울은 부진의 늪에 빠지며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추락했다. FC서울이 진다면 K리그2로 강등돼 FC안양과의 라이벌 매치가 열릴 수 있었다. 그러나 FC서울이 부산아이파크에게 승리를 거둬 잔류에 성공하면서 아쉽게 불발됐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 2019년에는 FC안양이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K리그1으로 올라갈 기회가 있었으나 아쉽게 부산에 패하며 리그 내 맞대결을 다음으로 기약했다. FC안양이 1부로 승격해 안양종합운동장에서 FC서울을 상대할 날이 하루빨리 오길 팬들은 희망한다.
◇날카로운 창끝을 보이다.
2019년 무더위가 한창이던 7월 20일 4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오던 FC안양과 13승 6무로 개막 후 19경기 무패를 기록 중인 광주FC가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맞붙었다.
경기 초반 FC안양은 공격수 마누엘 팔라시오스를 필두로 광주FC를 공략했다. 콜롬비아 출신인 팔라시오스는 압도적인 피지컬과 빠른 발을 이용해 광주의 측면을 허물었다.
전반 11분 팔라시오스의 크로스를 김상원이 다이렉트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뽑았다. 6분 뒤 다시 한번 팔라시오스가 측면을 돌파해 내준 공을 조규성이 슈팅으로 이었지만 수비수에 막혔다. 이정빈은 흘러나온 공을 그대로 슈팅해 추가골을 기록했다.
전반 32분 광주는 두현석의 골로 추격에 나섰지만 안양은 전반 35분 구본상의 골로 달아났다.
후반전 안양은 날카로운 역습을 펼쳤다. 조규성과 알렉스, 팔라시오스로 이어진 공격진은 파괴력 있는 역습을 선보이며 광주의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27분 조규성과, 후반 36분 팔라시오스가 연달아 득점하며 5-1까지 점수 차를 벌린 안양이었지만,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갔다. 후반 41분 자신의 수비 진영에서 공을 받은 알렉스는 광주 골문까지 단독 드리블 돌파를 한 뒤 칩샷으로 마무리하며 팀의 6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43분 팔라시오스가 팀의 7번째 득점을 성공시키며 7-1 대승을 거뒀다.
FC안양이 광주의 무패 행진을 막음과 동시에 구단 창단 첫 5연승 기록을 세운 기분 좋은 경기였다.
◇스나이퍼 조규성
2013년부터 이어온 FC안양의 역사에 수많은 선수들이 있었다. 팀의 창단 멤버이자 현재 스카우트로 활약 중인 주현재부터 맹성웅, 심동운까지 많은 스타플레이어가 있었지만, 조규성을 빼놓을 수 없다.
2019년 1월 FC안양에 입단한 조규성은 FC안양의 유스 출신으로 프렌차이즈 스타다. 조규성은 부산아이파크와의 리그 개막전부터 선발 출전해 팀이 득점한 4골 중 2골에 관여하며 인상 깊은 데뷔전을 치렀다.
2019년 4월 20일 아산무궁화와의 경기에서 데뷔골을 넣은 조규성은 안양의 공격진을 이끌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팬들 역시 이런 조규성을 ‘스나이퍼’라 부르며 애정을 드러냈다.
조규성은 데뷔 시즌 33경기에 나서 14골과 4도움을 기록해 리그 득점 3위에 올랐다. 또한 K리그2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리며 엄청난 데뷔 시즌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1년 뒤인 2020년 1월 조규성은 전북현대로 이적하며 안양을 떠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C안양 팬들의 가슴엔 스나이퍼 조규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 경기신문 = 김도균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