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OB맥주 불매 ‘BOOM’이 일고 있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비롯해 박홍배 최고위원,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까지 일조하고 있다.
OB맥주 노동자들이 노조를 가입했다는 이유로 ‘부당해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9일 김준영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은 SNS에 “OB맥주 불매운동을 제안드린다”는 글을 게재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노동자가 근로조건을 개선해 보겠다고 지난해 2월 노동조합에 가입했는데 5월 말 계약 기간이 7개월 남아있던 사장이 사라지고, 그해 6월 1일 새로운 사장이 오더니 그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를 탈퇴하지 않은 노동자 18명이 똑같은 이유로 9개월째 거리를 떠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를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했다는 것이다.
노동자 18명은 OB맥주 경인직매장 소속으로, 사무원·지게차기사·트럭운전사 등으로 최장 25년 동안 일해 온 하청노동자들로 알려졌다.
이들이 노조에 가입한 이유는 OB맥주로부터 경인직매장 운영을 위탁받은 CJ대한통운이 다시 도급업체에 재하청을 줬는데, 업체 변경이 잦아지면서 고용 불안과 직책수당·상여금 감소 등을 겪어왔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처장은 “그 노동자들이 9개월째 복직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며 “그런데 OB맥주는 이제 와서 돈을 넉넉히 줄 테니 복직을 포기하라 한다. 하지만 우리 18명의 조합원들은 일을 하고 월급을 받고 싶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OB맥주는 돈이 들어도 하청노동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을 눈뜨고 볼 수 없나 보다”라며 “이런 OB맥주의 잘못된 의식을 바꾸기 위해서 OB맥주 불매운동을 제안드린다. 여러분이 마시는 CASS는 하청노동자의 눈물이다. 사지도, 마시지도 말자”고 강조했다.
현재 18명의 노동자들은 경인지방노동청 부천지청 앞에서 ‘전원 복직을 위한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이날로 269일째다.
특히, 박종현 한국노총 부천김포지역지부 의장은 지난 15일부터 이들 노동자들의 복직을 촉구하며 고용노동부 부천지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이 반응했다.
박홍배 최고위원과 전국노동위원회 박해철 위원장, 김윤한 노동대외협력국장은 지난 22일 오후 4시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OB맥주 경인직매장 노동자들은 9개월째 복직 요구 및 OB맥주의 직매장 도급 노동자 불법파견 의혹에 대한 고용노동부 부천지청의 신속한 근로감독 결과를 촉구하는 투쟁 중이다.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한지 8일차에 접어들었다”며 “하청노동자 고용승계 쟁취 투쟁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그 다음날인 23일에는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이선구 의원(부천2)을 비롯해 임성환(부천4)·김명원(부천6)·이진연(부천7)·조광희(안양5)·염종현(부천1)·황진희(부천3)·권정선(부천5)·최갑철(부천8) 의원도 오비맥주 경인직매장의 노동자 해고와 관련 OB맥주의 CASS와 버드와이저 맥주 불매운동을 제안하고 나섰다.
이들 의원 8명은 이날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현재의 OB맥주의 잘못된 의식을 바꾸기 위해서 OB맥주 불매운동을 제안한다”며 “외국기업인 OB맥주가 우리나라에서 법을 지킬 생각이 없다면 맥주를 만들지도 팔지도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더이상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하는 일이 없어질 수 있도록, 노동이 존중되는 사회를 위해 OB맥주 불매운동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도 김 처장의 글을 공유하며 입장을 함께 했다.
곽 전 교육감은 “OB경인직매장의 노조가입 노동자 해고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부당노동행위다”라며 “이런 반노동행태에 대해서는 노동부와 노동위원회, 검찰 등 국가기관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용납해선 안 된다”고 전했다.
OB맥주는 1933년에 태동해 80년 이상 한국 주류업계를 이끌어 온 ‘맥주 전문기업’이다. 대표 상품으로는 ‘카스’와 ‘카스 라이트’, ‘카스 0.0,’ ‘OB라거’ 등이 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