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등불처럼 환해지길”…김훈동 시인의 말 ‘틈이 날 살렸다’

2021.03.17 17:04:10 10면

수원 전 예총회장 김훈동 시인, 다섯 번째 시집 출간
“읽다가 무릎 탁 치는 시 쓰고 싶었다”며 의미 전해

 

“누구와 누구의 사이를 말하는 틈이 중요한 공간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우리말로 하면 ‘틈을 벌려라’라고 하는 것인데 결국 그게 우리가 서로 사는 것 아니겠어요.”

 

읽다가 무릎을 탁 치는 시를 쓰고 싶었다는 김훈동 시인이 ‘틈이 날 살렸다’에 담긴 의미를 이같이 전했다.

 

지난 1월 31일 발간된 ‘틈이 날 살렸다’는 신작과 기존의 작품을 엮은 김훈동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으로 79편의 작품이 소개돼 있다.

 

새 책을 꺼내든 김훈동 시인은 첫 표지부터 의미를 담았다고 소개했다. 근당 양택동 서예가가 그린 표지화는 오두막에 두 사람이 술잔을 옆에 두고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고, 서원 윤경숙 서예가가 쓴 표제 ‘틈이 날 살렸다’ 도 고풍스러운 멋을 더했다.

 

 

특히 이 책은 문학공간시선의 400호이자, 자신의 다섯 번째 시집으로 더욱 의미가 깊다고 운을 뗐다. 

 

김훈동 시인은 “틈은 삶의 울타리이자 두려움과 번민이 교차하는 곳이다. 그 틈을 통해 자신을 성찰해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시집은 단순히 시를 묶은 집이 아니며 인간의 가슴을 이어주는 통로라는 의미를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도 만나기 어려운 때에 ‘틈을 벌려야 너와 내가 산다’는 의미를 담아 ‘틈’이라는 연작시를 쓴 것이 이 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시를 쓸 때 수정하고, 첨삭하고, 시어를 바꾸면서 고민을 한다. 시집이라는 것은 내놓는 순간에 내 것이 아니라 독자의 것”이라며 “독자들에게 피와 살이 되어야하지 않겠는가. 코로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시 한줄 읽으면서 무릎한번 탁 치면서 공감하는 시를 엮고 싶었다”고 밝혔다.

 

일흔살이 훌쩍 넘은 김훈동 시인은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마치 소년으로 돌아간 듯해보였다.

 

이 책에 담긴 ‘우리 엄니 맴매’, ‘된장에 엄니 냄새난다’, ‘조심하거라’에는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 묻어있다.

 

문을 나서면 우리 엄니 “아들아, 조심하거라”…우리 엄니 말씀 / 이보다 소중한 말씀 어디 있나 / 이 세상의 참말이다 / ‘조심하거라’의 내용 일부

 

해설을 쓴 임병호 시인은 그에 대해 “고향에선 이 세상에 계시지 않더라도 어머니의 체취를 느낀다. 자식은 나이가 아무리 많이 들어도 어머니 앞에서는 아이가 된다.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착한 소년 김훈동이다”라고 한줄 적었다.

 

이광복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은 “김훈동 시인은 보편적인 정서를 잘 활용함으로써 누구에게나 강력한 호소를 발휘한다. 유별난 그의 고향 수원과 어머니 사랑이 그걸 말한다. 시가 누리는 중요한 기능이다”라고 추천사를 썼다.

 

김훈동 시인은 끝으로 “코로나19로 아픔을 겪는 이들에게 향기롭게 가슴에 파고들면 좋겠다. 꽉 막히고 답답한 마음이 등불처럼 환하게 밝혀지길 소망한다”고 인사했다.

 

자신이 즐겁기 위해서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살아오면서 터득한 인생을 글과 칼럼으로 이야기하고 싶다는 그는 ‘구슬도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가치관을 전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신연경 기자 shinyk@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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