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40여년만의 5·18 계엄군·유가족 만남 "먹먹…전두환 끝내 모를것"

2021.03.17 21:22:33

5·18 공수부대원 A씨, 희생자 고(故) 박병현 씨 유가족에 사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참여했던 공수부대원이 자신의 사격으로 사망한 희생자의 유족에게 사과하며 용서를 구한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에 “가슴이 먹먹했다”고 밝히며 “전두환 씨는 끝끝내 알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17일 페이스북에 “유족 앞에 엎드려 오열하고, 서로 얼싸안고 펑펑 우는 모습을 보며 모질었던 우리 근현대사를 책망하게 된다”며 “눈물로 용서를 구한 이는 ‘(계엄군에 참여했던 공수부대원은) 저의 사죄가 또 다른 아픔을 줄 것 같았다’고 했지만 (5·18민주화운동 희생자의) 유족께서는 ‘늦게라도 사과해줘 고맙다’며 서럽게 울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공수부대원 A씨와 희생자 고(故) 박병현 씨 유가족의 만남이 이뤄졌다. A씨는 40여년만에 유가족에게 사죄의 뜻을 밝히며 사과를 청한 것이다. 이에 박 씨의 유가족은 A씨의 사과를 받아들이며 용서의 포옹을 나눴다.

 

이 지사는 “저 넓은 품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무려 41년의 나이테이다. 매해 고인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며 보내온 세월. 그 모든 시간을 지나 오늘에 이르렀을 것이다”며 두 사람의 만남으로 “종일 가슴이 먹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죄와 용서, 그리고 치유의 길이 얼마나 아득한 길인지 새삼 절감한다”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 그리고 당시 발포했던 공수부대원들. 또 얼마나 많은 국가폭력의 희생자들이 오늘도 숨죽여 지난날의 악몽을 마주하고 있을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이어 “전두환 씨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사죄는커녕 진실을 가리고 호의호식하고 있는 독재자. 전 씨는 끝끝내 알지 못할 것이다”며 “사죄하고 용서하고 화해하고,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저 숭고한 삶의 장면들을 끝끝내 이해도 느끼지도 못할 것이다. 한 평생 떵떵거리며 살았을지 몰라도 인간으로서는 반쪽도 안되는 남루한 삶이다”고 쓴소리를 냈다.

 

[ 경기신문 = 이지은 기자 ]

이지은 기자 jieu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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