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보약] 마음챙김 명상으로 우리가 도달하는 곳은 어디인가?

2021.03.30 06:00:00 13면

 

 

2년전 참여하고 있는 한 학회에서 어떤 명상관련 인사를 초빙하여 마련한 강의코너가 있었다. 나와 비슷한 또래의 대표는 낭랑한 목소리로 사례를 바탕으로 미국과 영국 등에서 이제 마음챙김명상이 주류문화임을 말하였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실리콘벨리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이 마음챙김 명상을 앞다투어 직원들의 근무능력과 사기진작을 위해서 사내프로그램으로 도입하였고 민간 분야를 넘어 미국 공립학교와 군대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하었다. 명상을 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유발하라리가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명상이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우리를 구원할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 서술이 연상되었다.

 

어느샌가 그 문화가 우리의 일상으로 성큼 다가왔다. 명상을 언급하는 인플루언서들이 많아지고 유튜브 영상들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쉴새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며 한편으로는 불안과 우울이 늘어가는 현대의 우리에게 거리를 두고 자신을 바라보는 법을 알려준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달리는 것을 잠시 멈추고 숨결을 느끼게 한다.

 

명상을 주류문화로 끌어올린데는 40년전 존 카밧진이 만든 마음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 매뉴얼(Mindfull Based stress Reduction Program;MBSR)의 공이 크다. 실제로 그가 불교의 수행과 요가 포함시켜 만든 이 8주 프로그램은 전 과정이 매뉴얼로 표준화되었다.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수행되었고 일정의 임상효과를 나타낸다는 결과들로 이어졌다. 연구들은 섬유근육통과 같은 난치성 만성통증.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우울, 불안등의 기분장애, 수면장애 등에 일정효과를 나타낸다고 알린다.

 

MBSR과정에서는 판단하지말고 인내심을 가지며 초심자의 마음을 유지하며 자기 자신에 대해서 믿음을 가지고 지나치게 애쓰지 말고 수용하고 내려놓으라 한다. 이런 태도는 함께하는 호흡과 몸을 알아차림으로서 이완과 휴식의 상태로 이끌기에 일정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회복하는데 도움을 준다.

 

MBSR식 명상이 대중화된 미국에서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책 (마음챙김의 배신)에서 경제학자이자 불교신자인 저자는 MBSR 류의 마음챙김 명상은 순간의 위로와 평안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하기에 현 시스템과 공모하여 현상을 유지하도록 돕는 아편과 진통제역할을 할 따름이라고 한다. 불교의 명상은 바른기억을 바탕으로 어리석음에 대한 알아차림과 지혜로 이어지는데 현대의 마음챙김 명상은 판단하지 않고 지금 이순간에 집착함으로서 사회를 만들고 개조할수 있는 인간적 사회적, 활동에 대한 망각과 억압을 촉진한다고 말한다.

 

호흡을 가라앉히고 평온하게 애쓰지않고 인내심을 가지고 수용하고 내려놓은 다음, 평온해진 다음, 우리는 어디에 도달하게 될까. 몸과 마음의 진정한 건강상태일까? 아니면 현실의 고통을 잊게 하는 아편과 진통제의 상태 일까? 아니면 그 중간의 어디쯤일까.

배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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