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표, 윤국방과 정체성 논쟁

2004.08.04 00:00:00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4일 오전 염창동당사에서 신임인사차 방문한 윤광 국방장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국가 정체성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박 대표는 전날에도 김승규 신임 법무장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헌법과 국가정체성 수호의 중요성을 역설했었다.
박 대표는 윤 장관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국가정체성, NLL(서해 북방한계선) 침범 등 여러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중책을 맡게 돼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본다"면서 "국가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국방 본연의 의무"라며 말문을 열었다.
또 "6.25 때 피를 흘리면서 나라를 지킨 것도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서 "국가안보에는 어떤 양보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장관은 때아닌 박 대표의 `언급'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저도 청와대에 근무했는데 국가 정체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정면으로 반박한 뒤 "국방부에 와서도 헌법을 수호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 대표는 "정체성 문제가 뜬구름 잡듯이 어느날 갑자기 나온 게 아니지 않느냐"면서 간첩전력 의문사위 조사관의 군장성 등 조사 등을 언급하며 "이런 문제를 두고 어떻게 안보와 헌법수호의 의지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냐"고 따졌다.
또 북한의 NLL 침범 사태 발생시 청와대 대응의 문제와 `주적개념' 폐지 추진를 언급, "통수권자와 군대는 믿음이 강해야 하는데 군대의 사기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북한핵문제 해결보다 주적개념 폐지가 급한 일이냐"고 따졌다.
이어 박 대표는 윤 장관이 취임일성으로 언급한 `국방부 문민화'에 대해서도 "방향은 바람직하지만 현재 군의 사기가 떨어져 있고, 안보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이 많은 때 지금 꼭 해야 하느냐"고 시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윤 장관은 "인사차 방문한 첫 자리에서 여러 말씀을 하시는데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며 논쟁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비공개로 용산기지 이전, 주한미군 감축, 국방부 문민화 계획 등에 대해 보고했다.
한편, 박 대표는 전날 "헌법을 수호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정체성에 대한 문제는 원칙에 관한 문제"라면서 "헌법정신을 훼손하거나 자유민주주의체제 근간을 흔들거나 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을 손상시키는 문제에 대해선 언제든 소신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고 임태희 대변인이 전했다.
안광호기자 ah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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