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여권의 2030 TF, 성공할까?

2021.05.07 06:00:00 13면

 

 

 

청와대에 이어 민주당도 2030 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TF를 꾸린다고 한다. 돌아선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되돌리기 위해 정치권이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정치권은 여론에 대해 최소한 이 정도의 “반응성”은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여권의 이런 “부산스러움”이 과연 효과를 낼 수 있을까가 의문이라는 데 있다. 이런 식의 대응이, 본인들의 깊은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면 당연히 성공하겠지만,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젊은 세대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나왔다면, 이들 세대들의 마음을 다시 되돌리기란 역부족일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부터 우리나라의 2030세대 들이 현존하는 정권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지난 군사정권 시절에도, 군사독재에 용감히 맞선 세대들도 이들 젊은 세대들이었고, 그 덕분에 우리나라는 민주화 됐다. 민주화 이후에도 2030세대는, 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반노의 입장을 취했고, 이명박 정권 때는 반이, 박근혜 정권 때는 반박 그리고 현재는 반문의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이렇듯 2030세대가 현존하는 권력에 대해 반대하는 뜻을 분명히 하는 이유는, 첫째 권력에 의한 피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가 바로 이들 젊은 세대들이고, 둘째, 현재 권력에 대한 반감을 다른 어떤 세대보다 당당하고 용감하게 밝히는 이들이 바로 이들 젊은 세대들이기 때문이다.

 

즉, 민주화 이후의 정권과 과거의 군사 독재 정권을 동일시 할 수는 없지만, 과거에는 물리적 억압이 젊은 세대들의 욕구를 억눌렀다면, 지금은, 특히 현 정권의 경우, 경제적 문제가 젊은 세대들의 이익을 지대하게 침해하고 있어, 젊은 세대들이 이런 이익 침해에 대해 당당히 맞서고 있는 것인데, 이런 특성은 과거나 지금이나 공통적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을 짓누르고 있는 경제적 이익 침해를 쉽게 바로잡을 수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젊은이들의 느끼는 경제적 이익 침해의 뿌리는 현 정권이 추진했던 이른바 소득주도 성장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득 주도 성장 정책에 입각한 급속한 최저 임금의 상승은 이들에게 상당수의 알바 자리를 빼앗았고, 여기다가 코로나 19까지 덮쳐, 코로나 이전부터 높았던 청년 실업률은 더욱 급상승했으며,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 때문에 부동산 가격마저 급등해, 젊은이들이 꿈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인데, 여기에 이들의 분노의 원인이 있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 정권이 진정으로 이들 젊은 세대들의 마음을 사고 싶다면 일단, 자신들의 정책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정책에 대한 근본적이고 대대적인 수정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만일 계속 자신들의 고집을 밀어붙인다면, 젊은 세대들의 마음을 사기란 어려울 것이다. 정책은 밀어붙이면서 TF만 만든 것이라면, 이런 TF는 젊은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을 위한 “기만의 기구”가 될 뿐이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을 위한 진정성 있는 접근을 촉구하는 이유다.

신 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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