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인문학] 국내로 돌아온 단원 김홍도의 ‘공원춘효도’

2021.06.16 15:56:25 11면

 

지난해 6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 ‘공원춘효도’가 최초로 방송에 공개된 이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3일 KBS1 프로그램 ‘TV쇼 진품명품’에 김미화 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출연해 보물급 그림을 국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면서 의뢰품 ‘공원춘효도’를 공개했다.

 

조선의 풍속화가 단원 김홍도(1745~1806)의 그림으로, 그의 작품 중 유일하게 과거 시험장을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후기 과거제도의 폐해를 풍자한 작품을 살펴보면 거대한 양산으로 가득 찬 과거 시험장 안에는 5~7명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부정행위를 위해 팀을 구성하고 있는 모습이다.

 

거벽이 문장을 만들고 사수가 글을 써주는 방식으로 부정행위가 이뤄지는데 정작 시험을 보는 수험생은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으로, 당시 실력보다 돈과 인맥으로 시험을 치르는 폐해의 현장을 풍자했다.

 

단원의 스승이자 조선후기 문인 겸 화가인 표암 강세황이 작품에 대해 ‘봄날 새벽의 과거시험장에서 만마리의 개미가 싸움을 벌인다’고 풍자하면서 ‘공원춘효도’라 제목을 붙였다고 한다.

 

난장판이라고 불리는 조선후기 혼잡한 과거장의 모습을 보여주는 유일한 시각적 역사 자료일뿐 아니라 상단에 적힌 강세황의 글은 당시 사회상을 담고 있어 높은 가치를 지녔다는 평을 받는다.

 

이 작품은 한국전쟁 당시 부산에 머물던 미군이 작품을 구매해 본국으로 가져간 뒤, 60년간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다. 이후 2007년 소장자가 경주대 정병모 교수를 초청해 감정을 의뢰하면서 비로소 국내에 소개됐다.

 

단원의 도시 안산, 김홍도가 태어난 곳은 안산시 상록구 성포동 노적봉공원 일대이다. 이 소식을 접한 안산시는 정병모 교수 등과 작품 환수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고, 68년 만인 2020년에 지역으로 들여왔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공원춘효도’가 국내로 돌아온 만큼 아직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우리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보인다.

 

한편 ‘진품명품’ 판정단은 “당시 화가들은 서민들의 생활상을 담은 풍속화를 그리는 걸 천대했지만 김홍도는 많은 풍속화를 그렸다”며 “과거 시험장을 그린 작품은 이것뿐이다. 보물급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신연경 기자 shinyk@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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