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민주당의 과거를 향한 “열정(?)”! 어디까지 올라가나

2021.07.27 06:00:00 13면

 

 

 

요사이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 과정을 보면, 한 가지 특징적 현상을 떠올릴 수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과거 지향성”이다. 미래를 말해야 하는 여당에서 “과거 지향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도 문제지만, 더욱 문제인 것은 “과거의 잘못”만을 거론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의 정책이나 정치적 행위 중에도 분명 계승할 것이 많음에도, 잘못만을 들춰내는 과거 지향성을 보이는 것이 문제라는 말이다.

 

현 정권 들어서 가장 먼저 역점을 둔 사안은 바로 적폐 청산이다. 적폐 청산이란, 문자 그대로 과거의 폐단을 “청산”한다는 것이다. 물론 과거를 바로잡아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울 수도 있지만, 과거의 잘못된 폐단을 단 몇 년간 청산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독일의 경우도 그래서, 역사에 관한 문제는 “청산”이라는 단어 대신 “극복”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역사 혹은 과거를 일거에 깨끗하게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을 독일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현 정권은 적폐 청산을 내세웠는데, 이 역시 과거 지향성을 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여권의 과거 지향성을 보여주는 사안은 이뿐만이 아니다. 대통령이 사과를 할 때도 보면, 과거 정권이 저지른 문제에 대한 사과는 매우 신속히 잘하지만, 현재 자신의 정권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사과는 매우 인색하다. 이번 청해 부대의 코로나 사태에서도 알 수 있지만, 대통령의 사과는 8일 만에 나왔다. 그것도 SNS를 통해서였다. 과거 정권의 잘못에 대해서는 누가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그토록 열심히 사과하건만, 현재 문제에 대한 사과는 그 속도도 매우 느리고 방식도 간접적이라는 말이다.

 

이런 현 정권의 과거 지향성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유감없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19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80년대 기자 생활 당시 어떤 기사를 썼으며,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 탄핵 때, 당신은 무엇을 했는지 따진다. 물론 짚을 것은 짚는다는 차원에서 그리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주장도 타당하겠지만, 대통령 선거에서는 미래 가치와 비전이 중요하다는 차원에서 볼 때, 아무리 권력을 향한 무한 투쟁을 벌인다고 해도, 이것은 너무 나간 것 같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앞으로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여기에 대한 구체적인 주장을 들은 기억은 별로 없다. 물론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들이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미래 비전들이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본인들도 부정하기는 힘들 것이다.

 

우리는 이명박 정권 출범 당시의 “747 공약”을 기억하고 있다. 이런 허황된 공약에 속은 바 있는 국민들이, 지금 다시 구체성이 떨어지는 장밋빛 청사진을 미래 비전이라고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누가 당선되든 본선 경쟁력이 약화될 것임은 확실하다. 이제 좀 미래를 향한 경쟁을 보여줬으면 한다.

신 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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