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이전기관 종사자 특공 10명 중 3명 '먹튀'

2021.09.26 13:55:03 2면

- 세종시 특별공급 폐지 수순이어 혁신도시 특공도 논란
- 김상훈 국회의원 "향후 이전 기관 주거대책 모색해야"

 

혁신도시 이전기관 종사자 특별공급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은 공공기관 임직원 10명 가운데 3명은 아파트를 받고 해당 지역을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115곳으로부터 제출받은 '특별공급 수급자 거주·발령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 7월까지 특별공급 수분양자는 8천318명으로 집계됐다.

 

퇴직자 737명을 제외한 재직자 7천581명 중 해당 지역(혁신도시)을 떠나 거주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인사 발령받은 인원이 2천277명(30.0%)에 달해, 혁신도시 이전 종사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아파트 분양 특혜의 수혜자 3분의 1가량은 이런 취지에 어긋나는 셈이다.

 

혁신도시 중 타지역 이주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경남 진주(38.7%), 전북 전주(34.9%), 울산(33.8%) 등의 순이었다.

 

울산으로 이전한 근로복지공단은 특공 수혜자 144명 중 116명(80.6%)이 아파트를 분양받고 지역을 옮긴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충북 음성으로 이전한 한국소비자원은 수혜자 4명 모두 다른 지역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인사 발령을 받았다.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75.2%), 전남 나주 한국농어촌공사(54.5%), 진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49.4%)과 한국토지주택공사(47.3%)도 타지역 이주율이 높았다.

 

심지어 특공 이후 1년 이내 퇴직한 직원은 총 46명에 달했고, 16명은 6개월 내 퇴직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전 A씨는 2014년 4월 25일 특공으로 아파트에 입주한 뒤 불과 6일 뒤인 5월 1일 퇴사했고, 한국해양수산개발원 B씨 또한 2012년 7월 20일 특공 수급 후 10일 뒤에 이직·퇴사했다.

 

혁신도시 이전기관 115곳 중 국세공무원교육원, 국세상담센터, 국세청주류면허지원센터, 국민건강보험공단, 법무연수원, 게임물관리위원회, 중앙교육연수원, 농촌진흥청,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국립식량과학원, 국립축산과학원, 국립기상과학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등 13곳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실제로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또 혁신도시 이전 기관 중 기숙사 운영 기관은 60곳으로, 기숙사 입주 직원 7천769명 중 2천175명(28.0%)이 특공 아파트 당첨자였다.

 

세종시 특별공급 제도가 이전기관 종사자들의 '재테크 논란'으로 10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기로 한 데 이어, 이번에는 혁신도시 특별공급 제도가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훈 의원은 "내 집 마련이 힘겨운 현 상황에서 집을 받고 지역을 떠나는 것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볼 때 상당히 불공정하다"며 "향후 이전할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다른 방향의 주거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이지은 기자 ]

이지은 기자 jieu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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