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돌고성(孤聲)] 이러다 다 죽어

2021.12.07 06:00:00 13면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팬데믹(전 세계적 전염병 확산)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아니 오히려 더욱 악화하고 있다. 낯선 숫자인 하루 5000명대의 확진자가 연일 계속되고 있으며 경기도에서만도 지난 토요일 1400명대에 이르렀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했고 경기회복을 간절히 기대했던 수많은 자영업자 절망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아프리카발 오미크론이라는 변이 바이러스의 발생은 우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오미크론 바이러스는 그동안 발견되었던 코로나 변이종인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바이러스의 특성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며 WHO(세계보건기구)에서 사상 유례가 없는 변이 바이러스라고 발표했다. 더욱이 그 확산 속도가 엄청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최초로 발견되어 보고되는 그 순간에 이미 캐나다에서 확진자가 나올 정도였다.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 엄청난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일 수는 없다. 나이지리아를 다녀온 부부에 의해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퍼지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2차까지 80%가 넘어 일상 회복을 꿈꾸었던 우리에게 최악의 시나리오이다. 전세계에서 우리 정도의 인구와 국력을 가진 나라 중에서 최고의 접종률을 보이는 한국이 이럴 정도인데 다른 나라는 말해 무엇하겠는가.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고 그나마 이 사태를 종식할 유일한 해결책인 백신접종은 유럽과 오세아니아, 미주 그리고 남미대륙 모두 50%를 넘었고 아시아도 40% 후반대이다. 문제는 아프리카의 백신 접종률은 이제 겨우 7%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요즘 청년세대가 쓰는 표현으로 “헉”이다.

 

아프리카발 오미크론을 막는 방법은 그저 봉쇄, 여행금지, 입국 금지뿐이라는 자국중심주의가 유일한 선택이라면 우리는 근본적으로 문제를 다시 보아야 한다. 왜 아프리카에는 예방 접종률이 낮은가? 그들 국가는 가난하기 때문에 백신을 구할 돈이 없는 것이다. 결국 가난한 나라에는 백신보급이 안되고, 코로나에 대거 노출되어 발병되고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 생성이 반복되니 이 근본적 악마의 고리를 끊지 않는다면 지구상의 팬데믹 사태는 종결될 수 없다. 1개 국가의 방역 철저 만으로는 절대로 막을 수 없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확인되었다. 가난한 나라의 국민이라고 혜택을 보지 못하는 차별이 계속되는 한 누구도 코로나의 공포에서 벗어날 길은 없다.

 

결국 해법은 백신을 인류의 공공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백신개발 제약사의 이익을 넘어서 백신이 남아도는 국가들 모두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전 세계적 공포를 벗어날 길은 오직 백신 공조이고 백신 나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화제작 오징어 게임에는 한밤중에 서로를 죽여야 하는 게임이 나온다. 아귀다툼의 처절한 피 튀김이 계속되는 순간 가장 나이 많은 오일남 할아버지가 외친다. “그만해. 그러다 다 죽어”라고. 천천히 죽을 것이냐 아니면 함께 살 것이냐? 인류가 선택해야 한다.

임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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