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배의 공동선(共同善)] 20대 대선과 민주시민의 시대적 책무

2022.01.26 06:00:00 13면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통령 중심제에서 대선은 향후 펼쳐질 국정의 주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총선 이상으로 가장 중요한 정치행사이다.

 

우리 민족은 해방 이후 모두 3차례나 민주정부를 출범시킨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다. 민족 분단의 열악한 정치지형, 반공 극우언론이 압도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의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친일 반민주 무리들을 물리치고 대한민국을 민주주의의 세계적 모범 국가로 만들었다.

 

지난 2017년 박근혜 탄핵으로 권력과 부의 양지에서 밀려난 특권 반칙세력들은 외세와 재벌에 빌붙어 누려온 권세와 부를 잃고 한동안 지리멸렬했다가 지금은 전열을 가다듬고 권토중래를 노린다. 마치 이번 대선이 정권을 탈환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도 되는 양 총궐기하는 기새이다. 이들은 사회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정부의 개혁조처도 자신들이 장악한 검찰과 재벌, 편파적 제도언론을 총동원해 사사건건 흠집을 내 좌초시키려 애를 쓴다. ‘민주개혁이 우리만의 기득권을 줄이게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마음깊이 똬리를 틀고 있는 듯하다. 개혁을 노골적으로 반대할 때 나타날 국민적 역풍을 우려해 ‘정권교체 플래카드’로 검은 속을 가리고 있을 뿐이다. 부동산 등 일부 민생개혁이 성과를 못 내자 대중들의 실망을 증폭시키는 대정부 공격은 저주에 가깝다.

 

하지만 이들의 실제행동은 내세운 명분과는 맞지 않을 때가 적지 않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손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을 크게 지원할 것처럼 추경 제안을 남발하는 등 호들갑을 떨다가도 막상 협상에는 나타나지 않는 ‘노쇼’의 행태를 반복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비정규직 확대와 52시간 노동제 폐지 같은 시대착오적 주장을 거침없이 내놓은 것도 우리가 피땀으로 일군 번영의 몫을 자신들이 독차지하겠다는 탐욕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이들은 오로지 재집권을 위해서라면 한반도 평화 같은 것도 쉽게 내팽개칠 듯한 몰상식한 태도마저 보인다. 남북간 긴장을 고조시키고 반공극우 논리를 부추기는 방식으로라도 과거 누렸던 독재권력을 되찾으려는 속셈일까? 그들의 말처럼 만약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이 실행된다면 상상하기도 싫지만, 전쟁이 일어날 것은 명약관화이다. 확전이 될 경우 한반도는 불바다가 되어 민족이 절멸하고 그동안 이룩해온 값진 국가적 번영은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하는 등 대참화도 일어날 수 있다.

 

우리에게 평화는 번영을 지키는 최후 보루일 뿐만 아니라 민족 화해 협력의 지름길이다. 이 민족 존망의 위기 상황에 민생을 살리고 평화를 지키며 민주개혁을 중단 없이 진척시키기 위해 우리는 이번 대선을 통해 반드시 민주정부를 재출범시켜야 한다. 그래서 실패한 경제정책을 올바른 정상 궤도로 돌려놓고 지체된 평화 정착과정이 제 길을 가도록 해야 한다. 민주주의 확장과 민생 재건, 한반도 평화정착은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이다. 이 역사의 길에 각자 최선을 다하고 주변의 뜻있는 시민들까지 동참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김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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