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시계 '째깍째깍'…'선긋는' 尹·安, 시한 전 협상 나설까

2022.02.02 16:03:51 4면

尹측 "자강론" vs 安측 "단일화는 배신"…일각선 단일화 주장 여전
열흘 뒤 후보등록 '첫 고비'…투표용지 인쇄·사전투표일도 '데드라인'

 

대선 전 야권 후보 단일화는 성사될 수 있을까. 설 연휴 기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경합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면서 결국 야권 후보 단일화가 막판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윤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한목소리로 '정권교체'를 주장하지만, 일단 대선이 35일 앞으로 다가온 현재 시점까지 단일화 논의에는 선을 긋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수치까지 윤 후보 지지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며 자력으로 정권교체가 가능한 수준까지 가야 한다는 '자강론'에 힘을 실었다.

 

이준석 대표도 지난달 2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설 연휴 전이 마지노선이었다"며 단일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단일화 없이 4자 구도로 가더라도 야권 지지층의 사표 방지 심리 때문에 실제 선거에선 윤 후보에게 지지세가 쏠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부에서 나온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도 이날 KBS광주 라디오에서 "단일화를 통해 국민과 대한민국이 더 나아지는 상황을 초래할 수 없다는 것이 경험적으로 충분히 확인된 상황에서 단일화를 진행하는 것은 결국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일축했다.

 

'단일화는 없다'는 것이 양측의 공식 입장이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국민의힘 내부적으로는 안정적인 정권교체를 위해선 결국 안 후보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게 나온다.

 

한 관계자는 "4자 구도로 가기에는 불안한 요소가 많다"며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같은 형태로 단일화를 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두 후보의 입장과 상관없이 단일화 시한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첫 번째 고비는 오는 13∼14일 후보 등록이다. 두 후보 모두 후보 등록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투표용지 인쇄일(2월 28일)이 두 번째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투표용지 인쇄 전 단일화가 완료돼 한 후보가 물러나게 되면 투표용지에 '사퇴' 표시가 된다.

 

이때까지도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전투표 개시일(3월 4일)이 최종 데드라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표용지 인쇄 후 단일화가 이뤄지면 투표소에 안내문을 게시하는 형태로 '사퇴'를 알리게 돼 단일화 효과가 줄어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2년 12·19 대선 때는 후보 등록일(11월 25∼26일) 이전에 안철수 당시 후보가 사퇴(11월 23일)해 문재인 당시 후보만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매끄럽지 않았던 단일화 과정 등의 영향으로 박근혜 후보가 승리했다.

 

직전인 2017년 5·9 대선 때도 문재인 후보의 독주를 저지하기 위해 홍준표·안철수·유승민 후보 간의 '비문(비문재인) 단일화' 논의가 있었지만, 투표용지 인쇄(4월 30일)가 이뤄진 뒤에는 단일화 논의가 중단됐다.

 

이번 대선에서는 후보들의 지지율 흐름이 단일화 여론의 향배를 결정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금과 같은 박빙 구도에서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야권 입장에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며 "투표용지 인쇄 시점을 데드라인으로 본다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윤 후보로선 최근 지지율 흐름이 괜찮아서 단일화 압박이 덜한 상황이고, 자칫 단일화 프레임에 갇혀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을 염려할 수 있다"며 "4자 구도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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