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올인에 無공천 바람…겹겹이 힘빠진 재보선

2022.02.06 09:38:05

[대선 D-30] 여야 전략공천 빅매치 성사 사실상 무산…종로·서초갑 향배 주목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면서 주목을 받았던 3·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당초 예상과 달리 '미니 이벤트'로 치러지며 김빠질 공산이 커졌다.

 

여야 정치권이 대선 준비에 몰두하면서 상대적으로 집중도가 떨어지는 상황인데다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상당수 지역구에 '무공천' 방침을 세운 탓이다.

 

민주당은 서울 종로·경기 안성·충북 청주상당에, 국민의힘은 대구 중남구에 각각 무공천을 확정한 상태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를 비롯, 정치적 상징성이 큰 일부 지역구의 경우 한때 '대선 러닝메이트'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치열한 격돌이 예상됐으나, 사실상의 '반쪽 전선'이 돼버린 셈이다.

 

민주당은 지난 3일 최고위를 열어 서울 종로, 경기 안성, 충북 청주상당 등 3곳에 대한 무공천을 확정했다.

 

당의 귀책 사유로 보선이 치러지는 곳인 만큼 '책임 정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 표명이자 대선 민심을 겨냥한 쇄신책의 일환으로 꺼낸 고육책이다.

 

다만 국민의힘의 귀책 사유에 따른 서울 서초갑과 대구 중·남구 지역에서는 전략공천하기로 했다.

 

이들 지역은 모두 민주당의 전통적 험지이지만 경쟁력 높은 후보를 전략공천해 승부를 걸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구 중·남구의 경우 국민의힘도 무공천을 공언한 만큼 해볼 만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당 고위 관계자는 6일 "이 곳이 지역구였던 곽상도 전 의원이 결국 구속되면서 지역 민심이 확실히 돌아설 수 있어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앞서 영입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의 백수범 변호사를 대구에 전략공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초갑 공천 대상으로는 이정근 지역위원장이 거론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텃밭인 이들 지역에서 패배하더라도 선거 과정에서 예상외의 선전을 한다면 대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지원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무공천을 결정한 3개 지역에 대해서도 마냥 손 놓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재보선이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는 만큼 표심의 연동 효과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싹쓸이를 막기 위해 다른 야당이나 제3지대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면서 대리전 양상으로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이 공천은 안 해도 특정 후보에 대한 선호 입장을 밝히는 형태로 범여권 지지층에 투표 방침을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 '무늬만 무공천'으로 비쳐지며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당 내부에서 적지 않다.

 

국민의힘도 상황은 엇비슷하다.

 

대구 중남구에 무공천을 결정한 이유는 곽상도 전 의원의 사직한 지역구여서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자 화천대유로부터 50억원을 받은 아들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작년 10월 의원직을 내려놨고 검찰 수사 끝에 최근 구속됐다.

 

그러나 대구는 공천 없이도 보수 승리가 유력한 '텃밭 중 텃밭'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무소속 출마자가 나설 경우 지지 선언 등 측면 지원만으로도 사실상 당선을 보장받는다는 관측이다.

 

기존 당내 인사가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이긴 뒤 복당하는 시나리오를 원천 봉쇄한 탓에 당장 판세를 가늠하기는 어렵다. 다양한 지역 인사들의 각축전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앞서 김재원 최고위원이 '탈당 후 무소속 출마', '당선 후 복귀'를 선언했다가 후폭풍에 이틀만에 이를 번복하기도 했다.

 

대구 중남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지역에 대해서는 지난 4일 공천신청을 마감했다. 서울 서초갑에 가장 많은 신청자(10명)가 몰렸고, 서울 종로 5명, 충북 청주상당에 3명, 경기 안성에 2명이 각각 신청했다.

 

민주당과 맞붙는 유일한 지역구인 서초갑은 이혜훈 정미경 전희경 전 의원과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 등 인지도가 높은 당내 여성 주자들이 다수 도전에 나서 이목을 끌고 있다.

 

민주당의 전략공천 방침에도 '경선 원칙'을 뒤집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애초 보수 텃밭인데다가 '부동산 민심'에 민감한 지역구 특성상 당선에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무공천으로 무주공산이 된 종로의 경우 공관위의 공천신청 결과와 별개로 중량감 있는 인사를 전략공천할 가능성도 여전히 살아있다.

 

윤석열 대선후보와 경선에서 맞붙었던 유승민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이 거론된다. 당 관계자는 "윤 후보와의 진정한 '원팀' 구도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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