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색]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하고 싶은 말

2022.02.08 06:00:00 13면

 

 

지난 2·1은 남한과 북한 주민 모두에게 민속명절인 설날이었다. 새해에 주고받는 덕담 중에는 ‘막무가내로 밀어붙이지 말고 귀를 열고 진중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있었을 것이다. 임인년 새해에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다.

 

2018년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를 카드로 대북 제재 해소를 목표로 정하고 저돌적으로 남한과 미국을 밀어붙였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2017년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 15형 발사 이후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고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및 국제무대에 나와 1년 동안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 미북정상회담, 다섯 차례 북중 정상회담, 그리고 한차례 북러회담 등 속도감있는 대화 공세를 편 바가 있다. 하지만 ‘하나를 주고 열을 얻겠다’는 자기중심적 사고와 성과 도출에 대한 조급함으로 북미협상은 교착되었고, 그 결과 북한은 인민생활 풍요 대신 제2 고난의 행군을 각오하고 미국과의 장기적인 대결하에서 자력갱생의 정면돌파전을 수행해 나가야 하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2022년 1월에 김 위원장은 또다시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달 사이에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되는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7차례 무력시위를 소나기식으로 하였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중기준’과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먼저 자신들이 취한 핵활동 관련 조치를 전면 재고하고 핵실험 중지 등 그간 잠정적으로 중단했던 활동도 재개할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 한반도 긴장상황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무력시위에 대해 미국은 ‘전제조건 없는 대화’ 입장을 유지하면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는 다른 길을 가려는 것 같다’고 우려한 바 있다. 미국이 말하는 ‘다른 길’은 대화보다는 대결의 길을 의미하며 북한이 강대강의 선택을 통해 대결의 길로 간다면 대북 제재는 지속되고 중국의 지원이 있더라도 북한 인민들의 생활은 계속 궁핍해질 것이다. 북한이 내심 원하고 있을 법한 미국 바이든 정부가 화들짝 놀라 북한 비핵화 요구는 포기하고 대북제재 해제라는 ‘전격적인 양보’를 할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미국과 협상에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고 군사 강국으로 가면서 국가경제의 자립성을 자체적으로 강화하려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실현 불가능하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을 인정하지 않을뿐더러 마른수건을 쥐어짜듯이 자력갱생만으로 인구 2500만의 작은 경제가 자립적으로 성장 발전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이 우리 및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대북제재 굴레에서 벗어나는 선택을 할 때 북한도 부강하고 문명한 사회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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