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에선 당 점퍼 벗어던졌다…이재명·윤석열, '복장의 정치학'

2022.02.20 09:22:14 3면

당 색 최대한 빼려는 李 vs 당 정체성으로 정권교체론 살리려는 尹
어퍼컷 대 부스터슛 대결…현장 유세효과 극대화 만전

 

"복장을 보면 전략이 보인다"

 

20일로 대선이 1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이른바 '이미지 메이킹'에도 애쓰고 있다.

 

높은 정권교체 여론이 부담스러운 이재명 후보는 당 상징색을 최대한 배제한 채 '자체 브랜드'를 강화하며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반면 정권교체론을 등에 업고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윤석열 후보는 '제1야당' 국민의힘의 정체성을 한껏 드러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 파란색 뺀 이재명, 당색 최소화로 통합·실용 강조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어두운색의 코트와 스트라이프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을 고수했다.

 

한파가 몰아쳤던 17일 유세에서는 흰 폴라티를 입기도 했다.

 

파란색 운동화와 목도리를 착용하긴 했지만, 대체적으로는 당 색이 크게 드러나지 않은 차림이다.

 

이 기간 이 후보가 방문한 곳은 부산·대구와 서울이었다.

 

'보수 텃밭' 혹은 정권교체 여론이 우세한 지역에서 당색을 최대한 뺀 패션으로 통합과 실용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지난 18일 호남 첫 유세지역인 순천에서는 파란색 점퍼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민주당의 심장부'인 호남 방문에 맞춰 텃밭에서는 선명성을 부각하는 동시에 지지율 침체로 사기가 떨어진 지지층 결집을 노린 포석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19일 전북대 앞 유세에선 "코로나 째깐한(쪼그만) 거 확 해불쳐 버리겠다"며 '하이킥' 퍼포먼스를 했다. 민주당은 이를 '부스터슛'이라고 명명했다.

 

이 후보는 홍보물에도 당색을 최소화한 흐름이다.

 

이 후보의 선거 벽보는 흰 배경을 기반으로, 이를 내보이며 웃는 후보의 얼굴을 크게 담았다. 숫자 1 역시 파란색 대신 노란색으로 적었다.

 

TV 광고도 비슷하다. 첫 광고로 이 후보에 대한 '셀프 디스'라는 독특한 형식을 택한 민주당은 1분가량 방송 영상을 흑백처리해 잔잔함과 차분함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 빨간색 입은 윤석열, 정권교체 여론 결집에 활동성 부각

 

윤 후보는 당 점퍼를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종일 입었다.

 

'보수의 심장부' 대구나 부산 서면 유세에서도 '기호 2번'이 적힌 당 점퍼를 입고 손가락으로 '브이'(V) 자를 그리면서 적극적인 호응을 유도하기도 한다.

 

당 상징색인 빨간색 목도리도 즐겨 매는 편이기도 하다.

 

활동성을 강조하기 위해 '칼 정장'이나 넥타이 차림은 하지 않는다. 신발도 캐주얼 구두를 주로 착용한다.

 

주먹을 허공으로 찌르는 '어퍼컷'이 윤 후보의 트레이드마크로 떠오른 만큼 특유의 역동적인 면모를 부각하기 위한 전략도 깔려있다.

 

다만 국민의힘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광주·전주 유세에서는 당 점퍼를 입지 않았다.

 

보수 진영의 색깔을 최대한 빼고 호남 민심에 접근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윤 후보는 홍보물 역시 빨간색으로 숫자 2를 적는 등 당 정체성을 적극 부각했다.

 

'국민이 키운 윤석열'이라는 문구를 통해 '국민의힘'이라는 당명을 연상케 하는 전략을 쓰기도 했다.

 

당사에 붙은 대형 현수막에도 빨간 옷을 입은 아이가 윤 후보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있다. 그 위에는 국민의힘이란 글씨가 빨간색으로 적혀있다.

 

TV 광고에도 역시 빨간색 폰트를 활용한다. 그 밑에는 윤 후보가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활짝 웃으면서 국민의힘 정체성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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