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보약] 편두통이라고요? 식사는 어떠세요?

2022.02.23 06:00:00 13면


그녀는 거의 10년동안 머리가 아플 때마다 진통제를 먹었다. 그러다가 4개월 전 사업상 스트레스를 크게 받은 후 원래 복용하던 진통제가 듣지 않았고 방문한 병원에서 향정신병 약을 비롯한 몇가지 약이 추가되었다. 그런데 내원 열흘 전쯤부터는 그 약들을 회수를 늘려 복용해도 듣지 않았고 염려하던 중 친정엄마의 권유로 한의원을 찾게 되었다. 치료를 시작하며 그녀에게 섭취한 음식을 기록해오라고 했는데 3일간 먹은 음식리스트를 본 나는 너무 놀랐다. 빵 한 조각, 비스킷 하나, 케이크 한 조각, 이렇게 이어지는 음식에 제대로 식사라고 할 만한 게 별로 없었다. 손발이 시리다는 그녀는 아침에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빠지지 않았다. ‘아이고 이렇게 먹으면 기운이 나요?’ 하는 말이 절로 나왔다. 치료와 함께 습관으로 굳어진 음식들을 조절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다행히 6개월여의 한약, 침, 뜸, 명상 등의 통합한방치료와 운동과 식이관리 등 일상생활 관리로 그녀는 두통뿐 아니라 소화, 대변, 불면, 불안 등이 호전되어 신체의 활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는 10년 넘게 두통으로 진통제를 일주일에 한두 번 곧잘 복용했던 이력이 있다. 최근 몇 년은 일반적으로 처방받는 진통제는 잘 듣지 않아 인터넷검색해서 효과가 좋다는 진통제를 일본에서 직구로 구입해서 복용한다고 하였다. 진단해보니 우울증과 불안장애에 더해서 번아웃증후군으로 몸과 마음이 모두 소진되어버린 상황이었다. 그 역시 일주일 동안 먹은 음식의 리스트를 받아 보고 깜짝 놀랐다. 하루종일 바나나 2개 물 몇 컵, 라면이거나 모처럼 먹은 식사도 가공식품인 국밥 한 끼였다. “ 아니 이렇게 먹으면 기운이 안 나는 건 당연하지 않겠어요? ” 하니 그는 “이렇게 먹은 지 오래되었어요. ” 하고 무심히 이야기한다. 그도 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편두통은 2015년 세계장애부담연구소의 연구에서 50세 미만의 장애요인 5위를, 2012년 국내 연구에서 남자 2.9%, 여자 9.2%, 전체 6.1%를 차지한다. 편두통은 중증으로 갈수록 진통제 등이 효과가 없어 식이요법, 이완요법 등 비약물요법이 중요하다. 나는 한의원에서 위와같이 오래동안 두통이 있었지만 먹는 것과 연관성을 모르는 분들을 많이 만난다.

 

식이요법의 권장사항은 아침식사를 반드시 할 것, 저녁을 소량을 먹고 야식을 먹을 것, 아침에 생선이나 육류를 먹는 것, 고섬유 저지방 식이습관을 권한다. 이 습관들이 혈관의 혈당치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어 일정한 혈류를 유지시켜주기 때문이다.

 

치즈, 초콜릿, 적포도주 등에 많이 포함된 아민, 인공감미료로 아스파탐, 유명한 MSG, 햄, 소시지, 베이컨 등에 보존제와 발색제로 많이 쓰이는 아질산염도 두통을 유발 할 수 있다.

 

나는 더 요약해서 하루 세끼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양을 먹는 것, 천연재료로 만든 담백한 한식을 권한다. 이 단순한 원칙이 쉽지 않은 세상이지만 말이다.

 

 

배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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