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돌고성(孤聲)]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선

2022.03.07 06:00:00 13면

 

급기야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발발하였다. 전쟁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로 몰린 애꿎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안전과 위로를 그리고 당신들의 애국적인 항전 소식에 감명하고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음을 밝힌다. 침략자 러시아의 야만적인 공격이야 당연히 가장 먼저 규탄하지만, 사태를 여기까지 몰고 온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행태를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 코미디언 출신인 정치 신인이라고 치부하던 언론이 이재명 후보가 정치 초짜의 어리석음 때문에 전쟁이 터졌다고 하자 한순간에 구국의 영웅으로 미화되고 있다.

 

수도 키예프를 지키며 결사항전을 지휘 중인 그의 행동은 분명 전쟁의 최전선에 서 있는 지도자의 모습이다. 그러나 그의 어설픈 언행이 러시아의 푸틴을 자극하였고 그것이 전쟁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1차 투표에서 30%, 결선투표에서 73%의 지지율로 당선된 전직 코미디언인 그는 자신의 소속사 대표를 비서실장에 앉히고 작가와 PD 등 가까운 지인과 인척들을 무수히 정부 요직에 배치하였다. 그 모습에 뉴욕타임스에서는 전문가, 외교관 없는 정부, 장군 없는 군대라고 비아냥거렸다. 무엇보다도 그는 우크라이나의 EU와 NATO 가입을 강경하게 외쳤다. 그러나 이미 유럽국가들이 최빈국 중 하나를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난색을 보이고 있었다. 더욱이 러시아는 거듭된 NATO(군사협력체)의 동진(東進)을 방치할 수 없었다. 결국 여러 번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젤렌스키의 허접한 외교정책이 전쟁을 야기한 것이다. 지도자의 실력이 나라 운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교훈이다.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치는 유럽대륙의 정중앙으로 누구든 그 지역을 차지하는 자가 유럽의 패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이른바 피벗(pivot) 지역이다, 피벗은 농구에서 한 발을 회전축을 하여 공격과 수비를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있는 지정학적 국가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외교정책을 이른다. 당연히 러시아와 서구 유럽의 사이에서 적절한 조화와 조정자 역할로 국민의 안전을 도모해야 하는 우크라이나가 너무나 가볍게 친서방정책 일변도로 나가자 결국 사달이 나고 만 것이다. 벌써 수많은 사람, 특히 징집된 청년들의 희생이 보도되고 수십만 명의 이재민 등 아픈 소식들이 넘친다.

 

이제 대선투표가 눈앞이다. 민주주의는 선택에 책임을 지는 정치제도이다. 유권자들의 선택이 나라의 운명을 가를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의 냉철한 이성적 판단이 필요하다. 우크라이나보다 훨씬 위험한 지정학적 피벗 지역인 한반도를 생각해야 한다. 그저 당장에 듣기 좋고 시원시원하다고 자칫 오판한다면 그 결과에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전쟁 직전에 젤렌스키의 지지율은 25%로 폭락했지만 전쟁 발발 이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저질러 논 전쟁에 희생되고 있는 청년들을 생각하면 정치가 이렇게 무서운 것임을 일깨운다. 그래서 나의 선택이 나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인식을 숙고해서 제발 훌륭한 선택을 해주길 거듭 부탁드린다.

임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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