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재건축 기대감에 술렁…"대선 직후 매수 문의 급증"

2022.03.14 07:27:42

준공 30년 가까워지고 건폐율·용적률 경쟁력 갖춘 단지 가격↑
재건축 규제 완화·리모델링 활성화 가능성에 들썩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서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의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경기도의 아파트 매물은 대선 승패가 결정된 지난 10일 9만7천512건에서 전날 9만6천398건으로 나흘 새 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울(-0.2%)과 인천(-1.1%)보다 매물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당선으로 1기 신도시와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재건축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1기 신도시의 경우 재건축 연한인 준공 30년에 가까워지고, 건폐율·용적률 경쟁력을 갖춘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늘고 가격이 오르는 양상이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무지개마을 12단지 전용면적 59.98㎡는 최근 8억5천만원(20층)에 매물이 나왔다.

 

같은 면적의 아파트가 지난해 8월 역대 최고가인 7억9천900만원(14층)에 팔렸지만, 이후 대출 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실거래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대선 후 윤 당선인의 1기 신도시 재정비사업 촉진 특별법 제정 공약이 조명되면서 이런 분위기가 반전됐다.

 

실제로 이번에 나온 무지개마을 12단지 매물의 호가는 이 단지에서 올해 들어 유일하게 매매 계약된 같은 면적의 실거래가 7억6천700만원(19층·1월 10일)과 비교해 9천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선거 기간 윤 당선인은 30만가구의 보금자리인 1기 신도시의 평균 용적률이 169∼226% 수준인데다 고밀 고층 아파트가 많아 노후 단독주택과 저층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 재정비 원칙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면서 특별법 제정을 약속했다.

 

그는 이 법에 정비사업 인허가 절차 간소화, 안전진단 제도 규제 완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완화, 용적률 상향 등을 담겠다는 구체적인 내용과 방향도 제시했다.

 

또 준공 30년이 넘은 노후 공동주택에 대해서는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면제하고, 신속한 리모델링이 가능하게 하는 법 제정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1기 신도시 재건축·리모델링 규제를 개선해 장기적으로 10만가구 이상의 주택을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1995년 7월에 입주한 무지개마을 12단지는 올해로 준공 28년 차를 맞았다.

 

용도지역은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건폐율(건물 1층 바닥면적을 대지면적으로 나눈 비율)과 용적률(건물 층별 바닥면적을 모두 합친 연면적을 대지면적으로 나눈 비율)이 각각 11%, 153%로 낮은 편이라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추진 시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단지 근처에서 영업하는 한 부동산중개업소의 대표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조용했는데 대선 직후 매수 문의가 확실히 늘었다"며 "급매물을 찾는 전화가 하루에 3∼4통은 온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마을6단지 기산쌍용아파트 전용 59.76㎡는 지난 6일 4억2천만원(7층)에 매매 계약이 체결되면서 작년 7월에 나온 종전 최고가(3억9천900만원·9층) 기록을 갈아치웠다.

 

층·동·향이 좋은 매물 기준으로 현재 시세는 4억5천만원에 형성돼있다.

 

올해 준공 29년째인 이 단지는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건폐율과 용적률이 각각 14%, 163%로 낮은 편이다.

 

단지 근처에 후곡학원가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인 킨텍스역, 3호선 대화역과 주엽역, 경의중앙선 일산역이 있다.

 

이 단지 안에 있는 한 중개업체의 사장은 "재건축 사업성은 물론 교육·교통 여건도 갖췄는데 그간 워낙 저평가된 아파트였다"며 "대선이 끝나고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살아나며 매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군포시 산본동 매화아파트 전용 49.69㎡ 2층은 지난달 19일 4억9천500만원에 팔렸다. 현재 중층·고층 시세는 5억원이 넘는다.

 

1995년 10월 준공·입주해 올해 28년 차인 이 단지는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지어진 1천847가구의 대단지인데다 건폐율과 용적률이 각각 13%, 148%로 재건축 사업성도 좋은 편이다.

 

또 GTX C노선이 지나가는 금정역이 가깝고 인근에서 산본1동 1·2지구 재개발과 금정역 역세권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 단지 매물을 취급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계속 조용했다가 대선 직후 전화 문의가 엄청 많다"며 "수도권에서 디딤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5억원 이하의 저층 매물이 빠르게 소진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공작아파트 전용 37.85㎡는 작년 말 5억원대에 매매됐다가 올해 4억원 중후반대로 떨어졌으나 최근에는 호가가 5억∼5억5천만원으로 다시 올랐다.

 

1993년 3월 준공된 이 단지는 올해 30년 차로, 재건축 추진 연한을 충족한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건폐율과 용적률이 각각 14%, 198%다.

 

이 지역에서 영업하는 한 중개사는 "새 정부의 1기 신도시 정비사업 규제 완화 움직임에 따라 리모델링과 재건축 가운데 추진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며 "1천710가구의 대단지인데다 인덕원역이 가깝고 단지 바로 옆에 업무단지 개발 호재도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당선인의 공약대로 1기 신도시 규제 완화 특별법이 제정되면 준공 30년에 가까운 단지들 가운데 제3종 일반주거지역 기준 용적률이 180∼200%인 아파트는 재건축을 추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도 "기존에 리모델링을 추진해 안전진단까지 통과한 단지는 구조안전성이 검증된 상황이라 재건축으로의 사업 선회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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