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安 공동정부 구상, 인수위 이어 내각서도 실현될까

2022.04.11 13:30:50 4면

1차 인선발표서 安 추천 인사 '실종' 해석…2차 인선 '가늠자' 될듯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진용이 윤곽을 드러내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대선 후보 단일화 때 약속한 공동정부 구상이 인수위에 이어 내각에서도 실현될지 주목된다.

 

특히 인수위 구성 당시에는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들이 법정 인수위원 24명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하며 대거 포진했던 것과 달리, 8명의 장관 후보자를 발표한 1차 내각 인선 발표에서는 안 위원장 추천 인사가 '실종'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남은 내각 인선 발표에서 안 위원장 측 인사가 다수 포함되면서 공동정부 모양새를 갖추게 될지, 아니면 이대로 안 위원장 측 인사의 참여가 소수에 그칠지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공동정부 운영에 대한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11일 윤 당선인이 전날 발표한 8명의 부총리 및 장관 후보자들의 면면을 분석해보면 안 위원장의 측근 인사나 그의 추천을 받은 인사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 위원장도 전날 통의동 인수위에서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공동 정부 구성'에 합의한 만큼 내각 인선 때 동의를 받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아마도 (당선인) 본인이 판단하기에 최적의 사람을 선택하지 않았겠나"고 했다.

 

그는 '인선을 사전에 조율한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저는 추천을 해드리고 인사에 대한 결정은 인사권자가 하는 것"이라며 "왜냐하면 그 책임도 사실 인사권자가 지게 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안 위원장이 초대 총리를 맡지 않는 대신 당으로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할 당시 "국민 앞에서 약속한 '공동 정부' 정신에 의거해서 좋은 장관 후보들을 열심히 추천하겠다"고 언급했던 것과 확연히 달라진 기류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초 안 위원장이 총리를 맡지 않으면서 정치권에서는 1기 내각에 안 위원장 추천 인사들이 더욱 비중 있게 포함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왔다. 직접 내각에 참여하지 않지만 '대리인'들의 입각을 통해 안 위원장이 공동정부의 명분을 살리고 영향력을 이어가지 않겠냐는 점에서다.

 

특히 '부총리 격상' 가능성이 거론돼 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인사에는 안 위원장의 추천이 힘을 얻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전날 과기부 장관에 발탁된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출신의 이종호 후보자는 윤 당선인이 대선 기간 연구소를 방문했다가 처음 인연을 맺었으며, 윤 당선인이 남다른 '반도체 사랑'을 배경으로 직접 발탁한 인사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안 위원장이 과기부 장관에 적합한 과학계 인사를 중심으로 1기 내각에 들어갈 만한 사람을 6명 안팎으로 추천했으나, 1차 발표에 그가 추천한 인사들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인수위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이르면 이번 주 중반 18개 부처 중 나머지 10개 부처의 장관 후보자들이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2차 인선이 공동 정부 구상이 초대 내각에서 실현될 수 있을지 판단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남은 부처의 하마평에 거론되는 안 위원장 측 인사로는 '단일화 협상' 채널을 맡았던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안 위원장의 대선 캠프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 정도가 있다.

 

이 의원은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2∼3개 부처에, 최 명예교수는 교육부 장관에 주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안 위원장의 최측근인 이 의원의 행정안전부 입각 하마평에 대해 "법무부 및 행안부에 정치인 장관은 안 된다"는 원칙론이 국민의힘 측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이 의원은 중소벤처기업부, 통일부 등에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윤 당선인 측에서는 내각 인선에 '안철수계' 인사가 얼마나 반영될지를 둘러싸고 안 위원장 측의 기대와는 다른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되기도 한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내각 인선과 관련해 "인수위에서 이미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 측이) 결합했다. '무슨 무슨 계'는 없다"며 고 언급, 조각 인선에서 '안철수계'에 대한 인위적인 배려 또는 할당은 없음을 시사했다.

 

이를 두고 안 위원장 측 인사가 인수위에 대거 포진하면서 인수위에서 배제됐던 국민의힘 대선 캠프 때 인사들이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점이 이번 조각 인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조각 인선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양측의 기 싸움이 있을 것"이라며 "인선 발표가 마무리되면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공동정부' 약속이 지켜질 수 있을지, 양측이 말뿐이 아닌 '화학적 결합'을 이룰 수 있을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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