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선 갈등 속 인수위 '결근'한 안철수…공동정부 기로에

2022.04.14 14:42:45 4면

安, '패싱' 불만 공개 표출 속 尹 조각 인선 가속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조각 인선을 둘러싸고 윤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기 시작하면서 양측이 대선 기간 합의한 공동정부 운영이 기로에 섰다.

 

안 위원장은 14일 예정됐던 일정을 취소하고 인수위에 '결근'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윤 당선인은 조각 작업에 더 속도를 내 이날 오후 2시 남은 2개 부처 장관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하는 등 양측이 각자의 길을 가는 모양새다.

 

실무 협상이 끝나고 타결만 남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까지 덩달아 보류되는 등 파열음이 연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로서는 양측의 갈등을 해소할 마땅한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어서, 최악의 경우 양측이 이대로 '결별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소방본부의 소방정책 현장 방문을 비롯한 공식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연합뉴스에 "현재 확인되는 안 위원장의 오늘 공개 일정은 없다"고 확인했다.

 

이같은 안 위원장의 공개 일정 전면 취소는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인선과 관련해 자신이 '패싱' 당한 데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윤 당선인이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16개 부처 부총리·장관 인사에서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들은 한 명도 반영되지 않았으며, 윤 당선인이 안 위원장에게 인선안을 미리 공유하는 절차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안 위원장 주변에서는 단일화 때의 '공동 정부' 합의가 사실상 파기된 것이라며 매우 격앙된 분위기다. 안 위원장은 이날 이와 관련한 주변의 의견을 들으며 숙고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난 한 달간 정신없이 인수위 활동을 했는데 지금 상황을 돌아보고 판단하는 시간이 필요할 거 같다"고 언급했다.

 

안 위원장이 전날 '도시락 만찬 불참'에 이어 이날 '결근'까지 불만 표출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지만, 윤 당선인 측이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당선인이 안 위원장의 최측근인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사퇴한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 자리에 이틀 만에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을 임명한 데 이어, 이날 오후에는 남은 2개 부처 장관 발표를 마저 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안 위원장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요, 아직까지는"이라며 "제가 어제하고 지금까지는 연락을 못 드렸다"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내각 인선과 관련한 안 위원장 측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질문에 "인사 문제는 사실 굉장히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친다"면서 "국정의 공동운영이라는 원칙만을 고수하기는 어려울 때가 있다는 현실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동정부 이상기류'에 대한 질문에 "안 위원장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책임을 다해줄 것이란 기대와 신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위 기간은 이제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이 짧은 시간이 앞으로 국민께 열어드릴 새로운 대한민국의 5년을 위해 아주 농축되고 중요한 시간"이라며 안 위원장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신뢰와 소통을 위해 대화를 굉장히 많이 하고 말씀을 나누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했다.

 

인수위 주변에서는 안 위원장 주변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볼 때 안 위원장이 인수위원장 거취에 대한 고민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양당 합당 문제가 최종 타결 선언을 앞두고 어그러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안 위원장 측 추천 인사가 인수위에 대거 포진해 있는 데다, 새 정부 출범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위원장직 사퇴가 무책임한 결정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자리를 던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안 위원장이 거취 결단 수순에 들어갔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면서도, 내일이나 모레 일정을 소화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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