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돌고성(孤聲)] 출구전략이 필요한 우크라이나 전쟁

2022.04.25 06:00:00 13면

 

 

금방 끝날 것 같던 우크라이나 전쟁이 두 달째 지속되고 있다. 인터넷상으로 퍼지고 있는 부차 지역 등 절규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참혹한 동영상은 차마 끝까지 보기가 힘들 정도이다. 벌써 난민이 50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다시 한번 전쟁을 규탄하면 절망에 빠진 우크라이나 국민의 안녕을 기원해 본다.

 

안타깝게도 우리에게 보도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소식은 대부분 서방 언론을 통해서이다. 당연히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악의 화신이자 전쟁광이고 상대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영웅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청맹과니가 아니라면 한쪽의 시각만으로 국제정세를 논해서는 안 된다. 전쟁의 원인제공을 누가 했는지, 모든 책임을 푸틴에게 돌리는 것이 정당한지, 우크라이나의 친나치세력(유로마이단)에 의하여 돈바스 지역에서 1월부터 러시아계 시민들에게 무차별적인 공격을 하고 그들의 자치권을 인정하는 민스크협정은 깬 자들은 누구인지. 미국은 경험없는 젤렌스키를 부추겨서 되지도 않을 EU와 NATO 가입을 선동하고 적당한 무기와 자금지원으로 상황을 악화시킨 것은 아닌지. 모두 공정한 시각을 요구하는 질문들이다.

 

전쟁이 장기화하자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이 거론되고 서방 각국은 경쟁적으로 무기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그저 자신들의 이해관계만을 따질 뿐 도대체 이 가난한 나라 국민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다. 94세의 노엄 촘스키 교수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의 출구전략이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전쟁종결을 위해서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는데 하나는 젤렌스키의 공언대로 최후의 우크라인이 남을 때까지 러시아와 싸우는 것이고 다른 선택은 외교적 해법이다. 전자는 영웅 젤렌스키의 용기에 동조하지만, 핵전쟁을 결과할지도 모르는 위험한 도박이고 후자는 우크라이나 연방이라는 구조 안에서 돈바스 지역에 자치권을 부여하는 방식의 중립화방안이다. 반전과 평화의 사표인 노교수의 해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택은 전쟁 당사국들이 결정이지만 시급한 전쟁종식을 위해서 세계는 출구전략을 짜야 한다. 특히 우크라이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나라들은 책임을 지고 중재에 나서야 한다. 세계의 양심으로 평가되는 촘스키는 우크라이나가 고향인 유대계 미국인이다. 그는 절박한 마음으로 "허리케인이 온다고 할 때 ‘허리케인이 좋지 않다’, ‘허리케인을 인정하지 않아’라는 말로 상황을 막을 수 없다.”라고 했다. 싫든 좋든 전쟁은 기정사실이고 현실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러시아에 양보함으로써 반인륜적 범죄행위를 멈추게 할 수도 있다. 러시아를 악마화하면서 무기제공 등으로 장기전을 선동하는 짓은 전쟁에 동조자들로 기록될 것이다. 최근 젤렌스키는 한국에 무기지원을 요청했다. 한국정부는 인도적 지원은 하되 무기지원은 단호히 거부하였다. 현명한 처사이지만 국제사회에 일익을 하고자 한다면 전 세계에 종전노력을 함께 하자고 호소하고 앞장서야 한다. 전쟁예방은 한반도의 안위와 한국인의 안전과도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임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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