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김경수·이재용…文대통령, 임기 마지막 사면 안한다

2022.05.02 17:15:38

靑 "공식논의 없다"…검수완박 정국 사면 반대여론 부담된 듯
'끼워넣기 정치 사면' 비판 압박…"정경심은 논의도 안됐을 것"
사면심사위 소집 등 물리적 시간 부족…사면권 행사 없이 임기 마칠듯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 마지막 사면 카드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2일 연합뉴스 취재 결과 문 대통령은 최근까지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재용 삼성 부회장 등의 사면 가능성을 두고 고심을 거듭했으나 결국에는 누구도 사면을 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면론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면서도 "공식적으로 사면과 관련해서는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또다른 여권 핵심 인사는 "임기말 마지막 사면은 없는 것으로 최종 가닥이 잡혔다"고 전했다.

 

아직 사면 준비 논의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이제는 사면을 위한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졌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마지막 국무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만큼 적어도 이날 오후까진 법무부 사면심사준비위원회가 열렸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결정에는 임기 말 사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강하다는 점이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고 정치권 관계자들이 전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사면 가능성을 검토해왔지만, 최근의 여론 악화가 부정적인 쪽의 의견을 더 강하게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 전 대통령 사면에 김 전 지사를 '동시사면' 하는 것을 두고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끼워넣기 사면'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된 것 역시 문 대통령에게 적잖은 압박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법률가 출신이어서 자기 명분과 논리가 강하다"며 "이 전 대통령 사면에도 가뜩이나 부정적인 상황에서 '김 전 지사를 사면하게 위해 이 전 대통령을 끼워넣었다'는 정치사면 비난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에 대한 논의까지는 가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 박탈) 논의로 정국이 경색되면서, 문 대통령에게 초점이 쏠린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검수완박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제 관심은 문 대통령이 이를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키느냐, 거부권을 행사하느냐로 쏠리게 됐다"며 "이런 극한 대립의 상황에서 사면까지 하는 것은 적지않은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사면에 대한 여론은 부정적으로 조사됐다.

 

이날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1천12명을 대상으로 사면 찬반 의견을 물은 조사에서는(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찬성 응답은 40.4%, 반대는 51.7%로 집계됐다.

 

사면 검토 대상으로 거론되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경우 사면 찬성 28.8%, 반대 56.9%로 반대 의견이 거의 2배에 달했다.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사면에는 찬성 30.5%, 반대 57.2%를 나타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에는 찬성 68.8%, 반대 23.5%로 찬성 의견이 3배에 육박했지만, 문 대통령은 특정인만 사면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일괄적으로 사면을 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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