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번이 발길 멈췄던 尹, 이번엔 유가족단체와 '민주의 문' 입장

2022.05.18 14:26:55

참석자들과 양손 잡고 흔들며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기념사서 "우리 모두는 광주시민" 강조…호남 구애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보수 진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민주의 문'을 넘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50분께 민주묘지에 도착, '민주의 문'을 통과해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 입장했다. 5·18민주화운동유족회장 등 유가족 단체와 함께였다.

 

'민주의 문'은 5·18 희생자들이 한데 묻힌 민주묘지의 정문으로, 3칸짜리 기와건물 대문이다.

 

윤 대통령은 '민주의 문' 안에서 방명록에 '오월의 정신이 우리 국민을 단결하게 하고 위기와 도전에서 우리를 지켜줄 것입니다'라고 쓴 뒤 민주광장과 추념문을 차례로 지나 추모탑 앞에서 진행된 기념식에 참석했다.

 

5·18 기념식 당일 '민주의 문'을 통과한 것은 보수 정당 출신 현직 대통령 중 처음이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경호 등의 이유로 차량을 통해 기념식장에 바로 입장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제37주년 기념식 당시 '민주의 문'을 통과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정치참여 선언 이후로 세 차례 민주 묘지를 참배한 바 있다.

 

제헌절인 지난해 7월 17일 민주묘지를 방문한 뒤 "희생자들의 넋을 보편적인 헌법 정신으로 받아들이고 승화해야 한단 생각 때문에 7월 17일에 오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민주묘지를 2차례 더 찾았지만 모두 '반쪽 참배'에 그쳤다.

 

같은 해 10월 19일 부산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언급해 논란이 불거진 것과 무관치 않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된 직후인 11월 10일 민주묘지를 찾았으나 5·18단체와 광주시민의 거센 반발 속에서 헌화·분향은 하지 못한 채 묵념과 사과문 낭독만 발걸음을 돌렸다.

 

대선 막바지인 지난 2월 6일에도 5·18 묘지를 재방문했으나 공식 헌화·분향 장소인 추념탑 앞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유족 등 옆좌석 참석자들과 손을 맞잡고 아래 위로 크게 흔들며 '님을 향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윤호중 공동 비상대책위원장 등 여야 정치인들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이 "오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기념사를 하는 동안에는 5차례 박수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현장에서 "자유와 정의, 그리고 진실을 사랑하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광주 시민"이라는 문장을 즉석에서 추가하기도 했다. 기념사에는 호남 구애 메시지도 곳곳에 담겼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을 마친 뒤 묘지를 찬찬히 둘러보며 참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검은 정장에 검은 넥타이를 맸으며 다른 참석자들과 마찬가지로 '오월을 드립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흰색 마스크를 착용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이날 서울역에서 '광주행 KTX 특별열차'에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탑승해 광주로 향했다. 김건희 여사는 이날 일정에 동행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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