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야당의 참패…정계개편 신호탄 되나

2022.06.02 01:37:37

[6·1 지방선거] 민주 전당대회가 뇌관…일각서 '분당 가능성'까지 거론
국민의힘 '의원 흡수'시나리오도…여소야대 정국 변화올까

 

 

'골리앗 야당' 더불어민주당의 지방선거 참패가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인가.

 

윤석열 정부 초반 정국의 향방을 가를 6·1 지방선거가 여권의 압승으로 막을 내리자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지금의 단일대오를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고개를 들고 있다.

 

연이은 선거 패배로 조만간 열릴 전당대회를 앞두고 책임론 공방이 가열될 수밖에 없으며, 반목이 극심해질 경우 당이 쪼개지는 상황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마저 정치권에서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분당 사태까지 치닫지는 않더라도 이같이 혼돈에 빠져든 민주당의 원심력이 안정적 국정운영의 발판을 마련한 국민의힘의 구심력과 맞물리며 '의원 흡수'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 野 내홍 격화, 전당대회 후 갈라서나…"다수의석 포기 쉽지 않아" 현실론도

 

민주당 안팎에서는 당내 계파간 갈등 상황이 '뇌관'인 전당대회를 통해 '폭발'할 경우 분당되는 시나리오까지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패한 상황에서 이재명계와 친문, 86그룹 등 각 계파 간 책임론 공방이 전에 없이 치열하게 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당권을 잡지 못한 그룹은 결국 당내에서 생존을 모색하지 못하고 집단 탈당이나 분당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게 정치권 일각의 분석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17년 이후 친문 진영과 이재명계는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사이가 됐다"며 "일단 지방선거까지는 갈등이 표면화하지 않았지만 전대에서는 밖으로 분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현실적으로 분당은 쉽지 않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강한 임기 초반, 야권의 유일한 견제 수단은 제1야당으로서 가진 과반 의 의석이기 때문이다.

 

분당이 되더라도 여소야대 정국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야권의 단일대오가 무너진다는 점에서 여권에 대한 견제 기능은 크게 후퇴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다음 대선까지 5년이 남아있다는 점, 야권에 아직 두드러진 대권주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 등도 분당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창당이나 분당은 대선을 앞두고 유력 대권주자가 깃발을 들고 나가야 그 아래로 세력이 모이며 가능해지는 것"이라며 "지금은 그런 여건이 갖춰졌다고 보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 국민의힘 '의원 흡수' 가속화 가능성…여소야대 돌파구 찾을까

 

민주당의 분당이 되지 않더라도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국민의힘으로 의원들이 연쇄이동을 하는 방식으로 여의도 지형도가 바뀔 수도 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극심한 혼돈 속에 전당대회를 거치며 당에서 이탈할 수 있고 이들이 국민의힘으로 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소야대 국회를 해소해야 하는 국민의힘으로서도 '영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유세에서 여러 차례 "민주당의 양식 있고 훌륭한 정치인들과 합리적이고 멋진 협치를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민주당내 중도 성향 의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며 통합의 의미를 극대화하고 여소야대의 약점을 뛰어넘어 '식물정부'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내정된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이 과정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4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정계 개편은 누가 인위적으로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계획하고 있는 것이 전혀 없다"면서도 "제가 주도하는 게 아니라 무르익은 상태가 되면 여러 가지 변화의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라고 여지를 두기도 했다.

 

◇ 3지대 움직임은 아직…"양당정치 극복 어려워"

 

일부에서는 민주당에서 벗어난 의원들이 제3지대에서 새로운 정치적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민주당과는 더 같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되 국민의힘으로는 가지 않고서 당분간 관망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최근 민주당을 향해 "개딸'에 환호하는 민주당의 모습은 슈퍼챗에 춤추는 유튜버 같다"며 강도높게 비판하며 복당 의사를 철회했던 무소속 양향자 의원과 스탠스를 취하는 의원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현실적으로 무소속 의원들이 제3지대를 형성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대선을 거치며 진영간 대결이 격화하고 정치 지형이 지나치게 양극화됐기 때문이다.

 

또 다음 전국단위 선거 이벤트인 22대 총선까지 시간이 2년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3지대 정치의 동력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에서, 양 의원을 비롯한 무소속 의원들이 중간지대에 계속 남아있기는 여의치 않으리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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