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수지구에는 놀이·IT·전문지식 한대 어우러진 창의력 집합소가 있다. 바로 용인대지중학교 '러닝센터'가 그 주인공이다.
리모델링과 코로나19시에 맞물려 약 2년간 굳게 닫혀있던 러닝센터가 최근 긴 휴식을 끝내고 학생들곁으로 돌아왔다.
학교 본관 2층에 위치한 러닝센터는 교실 10개의 넓은 규모을 자랑한다. 아지트·사랑방·ICT Pod·리딩공간 등 다채로운 공간으로서 변화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정다은(14)학생은 도서관을 두고 "도서관은 비빔밥같다"며 "다양한 영양가 있는 재료들이 조화롭게 섞여 맛있는 비빔밥을 만드는 것처럼, 다양한 지식과 정보로 더 발전된 나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러닝센터는 325㎡의 연면적과 장서 2만776권, 150석의 열람좌석을 보유 할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 2015년에 부임한 우영희 사서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2년 간 긴 공사를 하면서 학생들이 다방면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유지할 수 있도록 주변 많은 분들이 노력해 주셨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학생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도서관을 찾을 수 있도록 '앎·삶·쉼'을 맞춰 프로그램을 짜려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속닥이는 즐거움, 조용한 쉼, 넘치는 자유로움 '대지중학교 도서관'
30년 경력의 근장현 대지중학교 공간혁신부장(교사)은 "어른들이 원하는 것이 아닌 '학생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면서 "마음껏 쉬며 책도 읽는 자유로움이 그 답이었다"고 소회했다.
근 교사는 다양한 인사이트 투어를 진행하며 러닝센터의 그림을 그려나갔다. 이는 학교의 정신인 '앎·삶·쉼'으로 정리됐고, 이것이 도서관의 공간 철학으로 반영됐다.
근 교사는 "러닝센터는 '학생들의 생각을 존중하고 신뢰한 장소'의 상징"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쉼과 채움의 도서관이 감시와 통제의 공간이 되지않도록 학생들이 믿고 기댈 수 있는 학교가 되는 것이야 말로 '혁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국각지 도서관 맛집으로 소문난 '러닝센터'
최근 몇년간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도서관'의 역할이 정보제공 차원을 넘어선 '쉼'의 공간으로 변화하는 추세이다. 이에 용인대지중학교의 러닝센터는 전국의 학교와 기관들에 좋은 예시로 소개되고있다.
우영희 사서는 "공사를 마치고 난 뒤 학교에 견학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며 "대전, 부산 등 먼 지역에서도 올라와 주시고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찾아온다"고 자심감을 드러냈다.
◆함께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대지중학교 학생X러닝센터
러닝센터는 크게 6개의 공간으로 나눠진다. ▲독서토론의 풍성한 장소가 되는 북카페 ▲바닥에 설치된 온돌로 친구들과 편하게 뒹굴며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랑방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다락방 ▲그럴싸한 국제회의장에 들어온 것 같은 ICT Pod 이 외에도 ▲리딩공간 ▲배움실 등이 있다.
공간이 많은 만큼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백유원(16)학생은 "4월 달에 도서 대출을 하면 도서부원과 가위바위보를 통해 간식을 받아갈 수 있는 '도서부원을 이겨라'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많은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참여 해주셨는데, 평소 몰랐던 친구들도 만날 수 있고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뿌듯했다"고 설명했다.
김다은(15)학생은 '휴먼북'을 꼽았다. 재학생 선배나 졸업생들이 찾아와 직접 강연의 주제를 정해 ICT 포드실에서 다양한 주제로 발표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김다은 학생은 "다른 외부 강사님들이 진행하는 프레젠테이션은 지금까지 많이 들어왔는데, 선배들이 직접 준비한 발표라 더욱 와닿고 재미있었던 것 같다"며 "올해도 휴먼북을 진행해 다양한 강연으로 지식의 폭을 넓히고 좋은 추억도 쌓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영희 사서는 "휴먼북은 독서 캠프 기간에 작게 시작했던 프로그램으로 강의하는 학생이나 듣는 학생이나 모두 부담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행히 참여 학생들 모두 잘해주었고 현재는 자리가 잡힌 프로그램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교육청 등 기관 특별 예산 지원을 통한 프로그램 외에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위주로 구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신난숙 용인대지중학교 교장
"책은 도끼, 독서는 그 날을 가는 작업이다."
신난숙 용인대지중학교 교장은 "책은 독자의 생각과 삶의 영역을 넓혀주는 날카로운 도구"라고체코 작가 카프카의 말을 인용하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교장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역시 그런 의미를 공감하며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바다를 항해하는 듯한 시기의 우리 학생들에게는 가려는 길에 나침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책을 통해 질문하고 답을 들어가며 자신의 길을 걷게 될 것"이며 "이렇듯 독서는 시대를 능가하는 ‘아름다운 선물’ 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지중학교 러닝센터는 '한사람의 미래가 그려지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신 교장은 "현재 다양한 형태로 조성된 독서공간들의 장점은 학생들이 특별한 공간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책을 접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라며 "성장기 학생들이 꿈을 꾸게 되고 또한 자신의 꿈을 다져가게 되는, 그야말로 ‘도끼’ 같은 좋은 도구가 되는 독서공간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소망했다.
끝으로 신 교장은 "학교 공간 안에 책을 친근하게 접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교육을 넘어 한 사람의 삶을 세우는 필수작업"이라고 교사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