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지연에 속끓는 與…경제 위기도, 청문회 패싱도 부담

2022.06.16 14:58:56 3면

"퍼펙트스톰 눈앞…입법 과제 산적" 경제 고리로 여론전 총력
'법사위 고집' 野탓 하면서도 속내는 '與책임론' 초조함도

 

원 구성 지연에 따른 '국회 공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민의힘의 고민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당장 겉으로는 법제사법위원장직을 양보하지 않는 더불어민주당 탓이라며 대야 압박을 높이고 있지만, 최근 대내외적으로 경제적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여당으로서도 '늑장 국회'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내심 부담이 있는 것이다.

 

다만 절대적 의석수 열세 탓에 실질적으로 민주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방법이 없다는 게 한계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16일 통화에서 "여소야대 국회의 울타리 내에서 사실상 여론전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경제가 매우 어렵다. 국회가 법 개정으로 뒷받침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국회 공백이 계속되면 여야 모두가 국민적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여론전의 연장선인 셈이다.

 

권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로 시급한 민생현안을 챙기라는 민심의 명령을 더이상 묵살해선 안 된다"며 민주당에 원 구성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간다는 '퍼펙트 스톰'이 눈앞"이라고 진단하면서 "고물가·고환율·고유가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독식하려고 고집하는 바람에 국회는 보름 넘게 공전하고 있다"며 원 구성 지연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당 정책위 산하의 물가민생안정특위(위원장 류성걸 의원)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14년 만에 최고치까지 오른 물가 안정을 위한 대책 논의에 착수했다. 국회가 공전하는 사이 여당으로서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도 풀이된다.

 

박순애(교육)·김승희(복지) 장관 후보자 등 내각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밀리는 상황도 마음이 편치 않은 입장이다.

 

두 후보자는 오는 18∼19일이 청문 시한이나, 아직 소관 상임위조차 구성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청문회 개최는 난망하다는 관측이다.

 

그렇다고 해서 둘을 국세청장 때처럼 청문회 없이 인선 강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당내 전반적 기류다. 이들은 지명 직후부터 야당·언론으로부터 각종 의혹 제기가 잇따르는 상황인 만큼 자칫 여당의 '검증 패싱'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여기에 민주당이 '박순애·김승희 인사청문TF'를 출범하고 자체 검증을 본격화하겠다고 나선 것도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원 구성 협상을 해서 상임위 활동을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문제를, 법사위원장을 차지하겠다고 하면서 말도 안 되는 꼼수를 부리는 것을 보니 웃음 밖에 나오지 않는다"라며 "얼마나 궁여지책으로 보이나"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민주당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상설화' 주장에 대해서도 "지금도 1년 내내 가동·운영하는 특위가 예결위다. 상임위와 특위의 차이점은 겸임할 수 있냐 없냐의 문제"라며 "(상설화 여부 논의 자체가) 그 본질에서 벗어나는 말"이라며 일축했다.

 

여야는 지난 8일 원내수석부대표 간 실무 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이후 논의에 의미 있는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전날 국민의힘 측에서 회동 의사를 타진했으나, 아직 민주당으로부터 답신을 받지 못한 상태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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