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흰발농게 서식지 위험”…인천 소래습지공원, 해양 쓰레기에 ‘몸살’

2022.07.18 17:50:40 인천 1면

최근 이어진 비에 고무보트까지 떠내려와…갯벌 생태계 위협
“근본적 쓰레기 유입 막기 위해 국가정원 지정 필요”

인천의 소래습지생태공원 갯벌 곳곳이 쓰레기에 뒤덮여 몸살을 앓고 있다.

 

19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의 소래습지.

 

갯벌을 따라 난 산책로 아래 각종 쓰레기가 줄줄이 늘어져 있다. 플라스틱 재질 음료수병과 상자, 스티로폼, 고무대야, 나무패널, 어디서 떠내려왔는지 모를 고무보트와 구명튜브까지 널브러져 있다.

 

소래습지에 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흰발농게는 자기 집을 차지한 쓰레기를 피해 돌아다니느라 바쁘다. 갯벌의 염생식물 군락지도 각종 쓰레기에 뒤덮여 자리를 잃었다.

 

공원 산책로 한편에 걸린 ‘우리가 버린 쓰리게 내 손으로 치우자!’라는 현수막이 무색하게 갯벌에 방치된 쓰레기는 무려 400m 넘게 이어진다.

 

공원에서 쓰레기를 줍는 공공근로자의 손길도 산책로 밑 갯벌까지는 미치지 못한다.

 

최근 내린 장맛비로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가 소래습지에 계속 쌓이고 있지만, 수거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침마다 소래습지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는 A(48)씨는 “이미 몇 주 전부터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며 “주말이면 공원을 찾는 방문객이 많은데 다들 쓰레기 때문에 눈살을 찌푸린다”고 말했다.

 

 

소래습지 갯벌에는 흰발농게 등 멸종위기 동식물 23종을 포함한 790여 종의 생물이 터전을 잡고 있다. 특히 소래습지는 소래포구로 이어지는 지방하천인 장수천을 끼고 있다.

 

장수천은 인천의 하천 가운데 갑문으로 막혀있지 않은 유일한 지방하천이다. 소래습지에 쌓인 쓰레기가 그대로 해양폐기물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곳엔 매년 35톤 안팎의 해양쓰레기가 밀려들어오고 있다.

 

육은아 남동구의원(논현1·2동, 논현고잔동)은 “매년 소래습지에 쌓이는 쓰레기를 치우기 위한 기초적인 환경 정화 작업이 지속돼야 한다”며 “국가정원 지정을 위한 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해 인천시와 남동구가 함께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소래습지의 쓰레기 수거가 늦어지면 생태계 위협은 물론이고, 나중에 더 큰 비용을 들여 바다에서 폐기물을 치워야 한다"며 "장수천을 따라 있는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각종 생활 쓰레기가 버려지고 있다. 국가정원 지정을 통해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 기자 ]

조경욱 기자 imjay@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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