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보약] 면역, 갱년기 그리고 한약

2022.07.29 06:00:00 13면

 

일차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한의원에서의 진료는 가볍게 이어지는 대화의 연속이다. 그 대화들은 증상을 묻고 지금 몸의 상태와 치료과정에 대해서 이해를 돕는 목적에서 때때로 혹은 자주 삶의 풍경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래서인지 코로나 19가 시작된 후로는 지금까지 그 대화 중에 면역에 관한 이야기가 거의 빠지지 않는다.

 

 가끔 한의원을 찾는 중년의 그녀는 소장암으로 수술과 항암치료 후 소화불량과 피로감이 일상이다. 임플란트 시술을 며칠 전에 하느라 꽤 힘들었고 그 이후에 시작된 두통으로 내원하였다. 그러면서 지난번에 치료와 처방한 한약 덕분에 저녁이 되면 목 뒤 쪽으로 열이 나면서 가려운 것이 없어졌다고 너무 고맙다고 한다. 갱년기 상태의 호르몬 부족과 과로로 몸의 에너지와 조절력이 저하되어서 열이 나고 가려운 증상에 대한 한약 처방의 결과였다. 다른 병원을 여러 군데 갔었는데 방법이 없다고 하거나 치료 후 호전이 없었는데 좋아졌다고 하며 감사를 표현했다. 그녀는 예전의 감기 걸렸을 때 복용한 한약도 효과가 좋았다고 덧붙인다.


“한약치료는 직접 호르몬제를 투여하지 않지만 갱년기 증상이 좋아지고 균과 바이러스를 직접 죽이는 것을 목표로 하지는 않지만 감기 혹은 만성적인 방광염 등이 좋아지죠” 몸의 면역과 항상성을 조절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가지는 한약에 대한 나의 설명이 이어진다. 몸은 건강할 때는 스스로 잘 운영된다. 그런데 과로나 스트레스 기타 외상 등으로 한의학의 오장육부라고 칭하는 기능 체계 중 어느 한 부분 이상의 기능이 저하되면 다른 부분에도 연쇄적으로 기능 이상을 나타내게 된다. 한의학적 진단과 치료는 그러한 조절력과 균형 회복시켜준다. 그 결과로 몸의 정기(正氣), 즉, 좋은 에너지가 충분해지면 몸의 생리적 변화와 외부의 침입에 잘 방어할 수 있다는 요지의 내용이다.

 

설명을 들은 그녀는 “3일 후 백신 3차 예약해 놨는데 이렇게 몸이 힘들어서 걱정이에요.” 하며 갓난아이를 보고 있어 염려된다며 면역이 좋아지고 백신 맞고 잘 이겨낼 수 있는 약을 지어달라고 했다. 접종 후 10여 일 후 다음에 내원한 그녀는 덕분에 1, 2차와 달리 백신 접종 후 몸살과 발열, 피로에서 빨리 회복되었다고 전한다.

 

한약의 효과는 현대적인 연구에서 일부가 표현되기도 한다. 널리 알려졌듯이 신종플루의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팔각회향이라는 중국한약추출물에서 만들어졌다. 그 외에도 식물유래한약의 면역과 관련한 많은 연구가 있다. 인삼은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 감초는 헤르페스 바이러스 1에, 연교는 인플루엔자 A바이러스에 , 진피는 호흡기 세포융합바이러스에, 황금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각각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 이외에도 승마, 갈근, 연자육 등 많은 약재의 항바이러스 효과 보고되었다.

 

우리 몸에 면역을 비롯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내미생물 증강효과에 대한 연구도 흥미롭다. 한약은 장내미생물을 촉진하고 유해균을 억제하고 혹은 제거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준다.

배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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