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중단' 주범 맹꽁이…미워해도 될까

2022.07.31 15:43:29 인천 1면

'멸종위기 2급 맹꽁이' 공사현장서 쉽게 발견되는 건 습성 탓
"맹꽁이 실태조사와 도시계획 비교해 미리 이주·보호조치 해야"

 

맹꽁이 출현으로 공사가 중단됐다는 소식을 인천에서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과연 맹꽁이가 수 천에서 수 만 명이 관련된 공사를 멈출 만한 존재일까.

 

31일 인천시에 따르면 최근 서구 청라 영상문화복합단지 사업 예정지 근처에서 맹꽁이가 발견됐다. 공사를 당장 진행할 것은 아니지만, 맹꽁이 이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 기존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달 연수구 송도테마파크 예정지와 이달 중순 미추홀구 드림업밸리 사업 예정지에 맹꽁이가 발견돼 대체서식지를 확보하기 전까지 사업을 멈추게 됐다. 계양테크노밸리(TV) 사업 대상지에서 발견된 맹꽁이들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대체서식지 이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3기 신도시 계양TV는 공급 가구수가 1만 7289가구, 드림업밸리는 청년주택 158채와 창업지원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맹꽁이 출현에 따른 공사 지연은 사업자들은 물론 입주 예정자들과 노동자들에게도 큰 부담이다. 공사 지연 등을 따지면 맹꽁이 한 마리를 옮기는 데 1000만 원 든다는 말까지 나온다.

 

인천의 한 건설회사 관계자는 "맹꽁이가 나오면 수 개월 공사를 멈춰야 한다"며 "수분양자들은 입주가 늦어지고, 우리는 금전적 손해를, 노동자들은 일터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맹꽁이의 울음소리는 장마철만 되면 어디에서고 들을 수 있다. 맹꽁이는 정말 멸종위기종이 맞는 걸까.

 

맹꽁이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 야생동물이다. 개체수가 크게 줄어 가까운 미래에 멸종할 가능성이 있는 종이다.

 

공사를 멈추는 것 역시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기 때문이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사 중 맹꽁이가 발견되면 대체서식지로 포획·이주·관찰을 해야 한다.

 

국제자연보전연맹에서도 맹꽁이를 취약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맹꽁이가 공사 현장에 잘 나오는 이유는 습성 때문이다. 맹꽁이는 저지대의 땅속에 숨어 살다 6~7월 장마철 2주만 땅에서 나와 번식을 한다.

 

인천녹색연합 집계에 따르면 인천의 맹꽁이 서식지는 36곳이다. 대체서식지를 마련해도 정착이 힘든 이유 역시 습성을 고려한 서식지 재현이 어렵기 때문이다.

 

지역 환경단체는 인천 전역에 맹꽁이 대체서식지를 미리 해둬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시가 지난해 양서 파충류 모니터링 용역을 처음 발주했고 현재 용역이 끝난 상태다"며 "결과에서 나온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지와 재개발 예정지를 비교해 공사 시작 전 미리미리 이주나 보호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맹꽁이의 서식지가 급격히 줄고 있다"며 "맹꽁이의 개체수가 많다는 오해를 하고 있지만 멸종위기 생물이라는 것은 개체수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소영 기자 ]

 

※ 쉬운 우리말로 고쳤습니다.

 * 모니터링(monitoring) → 점검, 조사, 검토, 관찰, 감시

 

(원문) 공사를 멈추는 것 역시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기 때문이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사 중 맹꽁이가 발견되면 대체서식지로 포획·이주·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고쳐 쓴 문장) 공사를 멈추는 것 역시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기 때문이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사 중 맹꽁이가 발견되면 대체서식지로 포획·이주·관찰을 해야 한다.

 

박소영 기자 offthewal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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