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과 법정다툼·이재명 '檢수사'…사법리스크 휘말린 여야

2022.09.04 09:58:42

與, '가처분 연쇄 지뢰' 밟을까…14일 심리에 또다시 당운명 갈림길
野, '이재명 檢 출석하나'…5일 의총서 대응 방안 논의

 

여야가 정기국회 문을 열자마자 사법리스크에 휘말렸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와 당 지도체제를 둘러싼 가처분 소송을 진행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다.

 

집권여당은 전직 대표와의 법정 다툼에, 야당은 이제 막 선출된 신임 대표의 검찰 수사에 당의 운명을 내맡기게 된 셈이다.

 

4일 정기국회가 나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여야가 눈앞에 닥친 '발등의 불'을 끄는데 바빠 각종 민생법안 처리와 국정감사, 예산안 심사 등 정기국회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여야간 관계가 더욱 경색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 '연쇄 가처분 지뢰' 與…14일 법원 심리에 촉각

 

국민의힘은 추석 전인 오는 8일 새 비상대책위원회 출항을 예고했지만 곧장 당 정상화를 장담하기는 힘들다. 추석 연휴 후인 오는 14일 가처분을 포함한 이 전 대표와의 쟁송 3건에 대한 법원 심리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앞선 1차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으로 직무가 정지된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제외한 비대위원 8인과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전국위원회의 효력정지를 구하는 추가 가처분 신청을 잇따라 낸 상태다.

 

국민의힘은 당헌·당규를 고쳐 절차적 미비점을 해소했다는 점을 들어 이번 '가처분 2라운드'에선 재판부의 다른 결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만약 법원이 1차 가처분과 마찬가지로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줄 경우, 국민의힘의 새 비대위는 또다시 좌초하고 당은 대혼돈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내에서 새 비대위 추진을 놓고 찬반양론이 엇갈렸던 만큼, 가처분 인용 시 여권 내홍도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 전 대표는 새 비대위 출범을 막는 4차 가처분 신청도 예고했다.

 

국민의힘이 이 전 대표와 정치적 타협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집안싸움을 법정으로까지 끌고 갔다는 당 안팎의 비판도 가중할 것으로 보인다.

 

◇ '檢 포토라인 설까' 이재명…남은 수사도 '산적'

 

민주당은 우려했던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취임 나흘만에 돌출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소환 조사 요구에 민주당은 즉각 '정치탄압', '전쟁'으로 규정, 강력 반발하며 대여투쟁의 전열을 정비하는 모습이다.

 

오는 5일 국회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검찰 수사를 규탄하는 한편 이 대표의 출석 여부를 포함한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관건은 이 대표가 검찰의 포토라인 앞에 설지 여부다.

 

당내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이 대표의 측근들은 대부분 검찰의 '망신 주기' 의도에 넘어가선 안 된다며 출석을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번 소환 통보를 시작으로 이 대표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에 대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하고 있다.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이 대표 자택 옆집의 비선캠프 의혹, 이 대표 장남의 불법도박 의혹, 성남시의회 상대 로비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이 거론되고 있다.

 

사법 리스크가 장기화 시 비명(비이재명)계 불만이 내홍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 與 "까도까도 비리, 범죄와의 전쟁" vs 野 "집권여당의 자중지란"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떳떳하면 소환조사에 응하라"며 연일 압박하고 있다.

 

검찰이 빼든 칼에 대해 민주당이 (여권과의) '전쟁'이라고 규정하자, 국민의힘은 "범죄와의 전쟁"(권성동), "까도 까도 비리 혐의"(김기현)이라고 맞받아치며 '이재명 때리기'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계기로 지지층 결집을 기대하는 당 일각의 분위기도 읽힌다.

 

민주당은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여권내 집안싸움으로 국정을 제대로 살피지 않는다며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최근 원내대책회의에서 "집권 여당의 자중지란이 정치적 위기, 정권의 위기를 넘어 국가의 위기로 촉발되고 있다"며 "언제까지 집권 여당이 집안싸움을 핑계로 민생 경제 위기를 방치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당은 이 대표의 각종 의혹 관련 공세를 이어갈 태세다. 야당은 여권내 자중지란에 따른 총체적 국정 난맥상을 파헤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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