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비가 많이 내리고 바람도 제법 불었어요. 일단 무사하지만, (저번 집중호우 피해) 복구가 더 길어질까 봐 걱정돼요.”
광주 남한산성면 검복리 주민들은 6일 태풍 ‘힌남노’ 때문에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긴장 속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털어놨다.
검복리 주민 김정삼(53) 씨는 마을주민들이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 5일부터 배수로 점검·창문 고정·마을회관으로 자동차 이동 등 나름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새벽까지 광주 오포에 56.5㎜의 큰비가 내렸지만, 새벽에 남한산성면·남종면 도로에 토사가 유출된 것 외에는 큰 피해가 없었다.
안철호(70) 씨를 비롯한 주민들은 “큰 고비는 일단 넘겼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행히 이번 태풍 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지난달 집중호우의 상흔이 아직 치유되지 않은 상황에서 간 밤에 내린 폭우로 복구 속도가 늦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왔다.
감자·고추 등 작물들을 재배했던 김순예(91) 할머니의 작은 텃밭은 지난 8월 집중호우에 초토화됐다. 당시 폭우와 산사태로 인해 김 할머니의 텃밭에는 돌·나무가 쓸려 내려와 처음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올해 작물 재배를 포기한 김 할머니는 설상가상 이번 태풍이 동반한 폭우로 인해 복구가 내년까지 길어질 것 같다고 탄식했다.
지난 8월 카페 개업을 준비하던 김동선(43) 씨도 지난 달 집중호우로 카페 건물과 주변 토지 일대에 피해를 입었다. 피해 복구에 힘을 쏟았지만 힌남노가 동반한 많은 비로 작업이 더뎌지자 막막한 마음을 토로했다.
김 씨는 “매년 반복되는 자연재난에 대한 근본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 4일 오전 12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도내 평균 강수량은 192.8㎜를 기록했다. 가평이 246.0㎜로 최다였다.
[ 경기신문 = 임석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