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의 목소리로 1960~70년대 풍미한 황명걸 시인 별세

2022.09.13 15:50:47

 

군사독재 시절 언론계와 문단에서 저항의 목소리를 냈던 황명걸 시인이 13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유족에 따르면 황 시인은 2년간 암 투병을 하다가 이날 오전 2시 24분께 세상을 떠났다.

 

1935년 평양 출신인 고인은 1945년 해방 후 월남해 서울에서 성장했다.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중퇴한 뒤 1962년 '자유문학'에 '이 봄의 미아'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1963년 시 동인지 '현실' 동인으로 참여했으며 '요일연습', '한국의 아이', '삼한사온인생', '서울 1975년 5월' 등의 시를 발표했다.

 

잡지사 편집자로 일하다 1967년 동아일보에 입사한 시인은 1975년 자유언론 운동으로 신문사에서 해직됐다. 이후 LG그룹 사보 편집장으로 일하고, 북한강변에서 갤러리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다.

 

반세기 동안 펴낸 시집으로는 판매금지 조치 수난을 겪은 첫 시집 '한국의 아이'(1976)를 비롯해 '내 마음의 솔밭'(1996), '흰 저고리 검정 치마'(2004)가 있다. 2016년 그간 발표한 시와 신작을 묶어 시력을 정리한 시선집 '저희를 사랑하기에 내가'가 마지막 작품이다.

 

시인은 시집 '한국의 아이'에서 민족분단 현실과 부조리한 사회를 향한 비판적인 시선을 결기 어린 시어로 표현해 1970년대 대표 리얼리즘 시인으로 꼽혔다. 이후 시에선 현실에 대한 고민, 자연과 벗하며 살아가는 만년의 사색, 삶에 대한 통찰 등을 담아냈다.

 

직접 그린 그림을 담아 2008년 '황명걸 시화집'도 냈으며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으로도 활동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서상실 씨와 아들 요한·딸 서정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순천향대학병원 장례식장 특6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5일 오전 6시30분, 장지는 마석 모란공원 예술인 묘역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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