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집착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대토해줘도 “싫다”…인천시 아이퍼스 힐 사업 어쩌나

2022.10.23 16:36:32 인천 1면

‘을왕산 아이퍼스 힐’ 지속적으로 협의했는데 인천공항공사 입장 선회
인천경제청 “억울”…인천공항공사 “국토부 반대하는데 어쩌나”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땅에 집착하고 있다. 인천 중구 영종도 일대 인천공항공사 땅에서 벌어지는 일만 보면 ‘땅 장사’에만 혈안이 돼 있는 듯하다.

 

국토교통부 뒤에 숨어 인천시(인천경제자유구역청)가 ‘아이퍼스 힐’을 조성하기 위해 필요한 땅은 대토해 준다 해도 외면할 뿐이고, 한편으로는 국토부를 앞세워 한국주택공사(LH)의 땅(3단계 유보지)을 내놓으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또 세를 준 스카이72 골프장은 임대사업자와 갈등을 빚고 있고, 새 임대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일었던 각종 의혹들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시(인천경제청), LH, 스카이72 등을 상대로 칼질을 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인천시민들이 몫이 될 전망이다. [편집자 주]

 

 

① 대토해줘도 “싫다”…인천시 아이퍼스 힐 사업 어쩌나

 

인천시(인천경제청)은 인천국제공항 인근 을왕산 일대에 영상·문화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을왕산 아이퍼스 힐’ 사업이다.

 

인천경제청은 을왕동 산 77-4 일원 80만 7700㎡에 드라마·영화·K팝 등 한류를 테마로 한 ‘한국형 할리우드파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호텔, 휴양콘도미니엄 등 숙박시설과 고급빌라, 테라스하우스, 타운하우스 등 주거시설도 조성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2조 1000억 원이다.

 

최근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왓챠 등 OTT사업이 발달하고 BTS와 오징어게임 등 한국 문화콘텐츠가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사업은 탄력을 받았다. 김진용 경제청장도 사업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그런데 암초를 만났다.

 

이곳 면적의 86%인 69만 4632㎡가 공사 땅인데 공사는 이곳에 항공정비(MRO) 단지를 조성하고 싶어한다.

 

인천경제청은 황당하다.

 

지난 2018년부터 공사와 사업 추진 협의를 지속적으로 해왔고, 공사 또한 공동사업자로 참여한다고까지 했기 때문이다.

 

MRO 단지 조성을 위한 땅을 제공하겠다며 공사를 설득하고 있지만 공사는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상급기관인 국토교통부가 공공의 목적에 벗어나는 개발사업에 이 땅이 사용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이에 인천경제청은 을왕산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공사 땅을 감정가나 조성원가로 강제 수용할 수 있어서다.

 

이곳은 2003년 8월 최초로 경자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에잇시티, 용유·을왕산 파크 등의 사업이 추진됐지만 번번이 실패한 이후 2018년 2월 경자구역에서 해제됐다.

 

인천경제청은 사업계획 대부분을 보완했고, 산업통상자원부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직접 사업 참여로 공신력을 확보한 데다 드라마·영상제작 관련기업 51개사로부터 투자의향서도 받았다. 또 영상·문화테마파크가 경제자유구역 콘셉트와 부합한다는 논리도 개발했다.

 

공사와 인천경제청 간 입장이 첨예한 상황에서 산자부의 경제자유구역 심의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지난 20일 기자들과 함께한 오찬에서 “인천은 자연과 도심이 공존하고 공항과 항만이 있어 촬영장으로 활용하기에 탁월하다”며 “MRO 단지를 조성하기에 적합한 장소까지 제공하겠다고 했는데 왜 고집을 부리는 건지 모르겠다. 정치권에서도 적극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사 관계자는 “상급기관인 국토부가 반대하고 있는데 공사가 땅을 주네 마네 하는 논의는 의미가 없다”며 “국토부가 을왕산을 공공적 목적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한 상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소영 기자 ]

박소영 기자 offthewal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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