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인파 속 ‘군중 눌림’ 피해 막으려면?

2022.11.14 08:55:48 10면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왕순주 교수
관리자 시야 확보 및 현장과의 공유 중요
지역 구조 파악·호흡 공간 유지 자세 등 개인 대처 방안 숙지

 

2022년 10월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헬로윈 행사로 모인 군중에 ‘군중 눌림’에 의한 인명피해가 발생해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다.

 

많은 군중이 몰려 생기는 압사 혹은 군중 눌림 인명피해는 그간 국내에서는 주목을 받지 못한 재난의 형태로서 관련 종사자들도 그 예방과 대응에 익숙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해당 사고 사례와 원인을 살펴 향후 이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게 국민 모두가 지식과 마음가짐을 갖추고 있으면 한다.

 

사람이 일정공간에 정도 이상으로 많이 있게 되면 주위의 다른 사람에 의한 압력을 받게 된다. 벽돌이 위아래로 쌓여 있을 때 벽돌 하나가 다른 벽돌의 무게에 의해 압력을 받는 것과 비교되는데, 이를 ‘크라우드 패킹(Crowd Packing)’이라고 한다.

 

이 상황에서 쌓인 벽돌을 하나씩 내려놓는 것은 몰린 사람들이 조금씩 흩어지고 군중밀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단계에서 모여드는 군중이 통제되고 확보된 출구로 군중이 천천히 질서 있게 빠져나갈 수 있다면, 군중 눌림 피해는 이론적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 사례들은 통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군중이 밀도가 높은 인파 쪽으로 몰려들기도 하고(Crowd Surge), 경사지거나 위아래로 포개져 밀집된 대열이 무너지며 깔리기도 한다(Crowd Collapse).

 

밀집된 군중을 어느 정도 높이가 있는 곳에서 내려다보면 파도나 조류와 같은 흐름이 있다. 이 흐름이 회오리치거나 불규칙해지면 군중은 위험해질 수 있다(Crowd Turbulance).

 

이는 장애물이나 다른 군중 흐름과의 충돌을 야기할 수 있어, 관리자는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현장과 그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군중 눌림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높은 군중 밀집도를 예측·감지·방지하는 군중 관리 지침과 과정이 필수적이다.

 

 

보통은 행사가 예고, 신청되면 그를 분석하여 적절한 대응관리가 이루어지게 되지만 어떤 경우 자발적인 군중모임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개인 수준에서의 군중 눌림 사고 대처도 알아두는 게 좋다. 일단 해당 지역 구조를 미리 파악해 위급 사항 동선을 알아두고, 앞으로 팔을 굽혀 구부려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을 유지할 수 있는 자세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어느 수준 이상이 되면 전혀 이동이 불가할 수도 있고, 압사사고가 일어날 정도면 몇 톤 정도의 구조물이 누르는 것과 비슷해 개인의 자세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상체를 높게 위치하도록 하고 팔짱을 끼고 푹신한 물건을 가슴 앞에 완충 역할로 놓는 등 외상성 질식사를 최대한 예방하는 것은 개인이 압사까지 가는 위기에서 치명적 상황을 지연시킬 수 있다.

 

군중 모임도 위험요소 측면에서 보면 ▲이동 성격의 모임 ▲술과 과격행동이 있는 모임 ▲흥분하기 쉬운 모임 ▲좁은 공간에서의 모임 ▲경사지거나 계단이 있는 이동 동선의 모임 ▲진입진출로가 적거나 좁은 모임 등은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이태원에서의 참혹한 사고를 거울 삼아 사람들의 다중밀집 자체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군중 눌림 피해에 대한 원리와 지식을 공유하여 비슷한 사고의 재발을 막아야 할 것이다.

 

(글 =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제공)

 

[ 경기신문/정리 = 정경아 기자 ]

정경아 기자 ccbbk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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