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은은한 빛을 내는 달. 인류가 달 표면에 첫 발을 내딛으며 우주시대의 막을 연지도 50년이 넘었다.
농경생활을 하며 달이 지구를 일주(一周)하는 시간을 바탕으로 한 음력을 사용하고,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월식(月蝕)과 같은 자연현상과 연결 지으며 살았던 옛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이제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과학이 발달하고, 시간이 흘렀어도 우리는 여전히 달이 가진 신비함을 쫓는다. 달을 보며 소원을 빌기도 하고, 계수나무 아래에서 떡방아를 찧고 있는 달 토끼를 찾아보기도 한다.
또, 누군가에게는 그리움의 상징으로, 누군가에게는 사랑을 고백하는 매개체로, 누군가에는 술잔 속에 가득 담아 들이키는 풍류가 되기도 한다.
이천시립월전미술관(관장 장학구)이 지난 1일 개막한 2022년 겨울 기획전 ‘견월사見月詞: 똑같은 달을 보아도 마음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네’는 월전 장우성 탄생 110주년을 맞아 그의 ‘달’ 그림을 집중 조명한다.
리움미술관 소장 ‘산과 달’ 작품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현대 한국 화단에서 ‘달’을 주제로 삼은 김선두, 이재삼, 정영주, 나형민 등 작가 4인을 초청해 작품 44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오랜 시간 동안 예술가들이 애호했던 달의 다양한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각 작가들은 자신만의 색채로 달빛을 표현하고, 달이 담긴 풍경을 그려냈다.
달은 예술가들에게 무한한 영감의 원천이 됐다. 거의 모든 예술 분야에 걸쳐 달을 주제로 삼지 않은 것은 없다. 조선 중기 문인(文人)이자 학자였던 이수광(李睟光, 1563-1628)은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견월사’를 지었다.
‘똑같은 달을 보아도 마음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이수광의 시 구절처럼 다섯 작가가 보여 주는 각기 다른 달의 모습에서 관객은 또 다른 달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전시는 내년 1월 15일까지, 월전미술관 전관에서 진행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