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도의 반도체 인력 ‘공유대학’, 신선한 발상이다

2022.12.28 06:00:00 13면

‘공유’ 개념, 다른 분야에도 활용할 가치 충분해

경기도는 반도체 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내년부터 반도체 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과 기업을 연계해 ‘공유대학’을 운영할 계획을 밝혔다. 연간 1000여 명의 부족 현상을 빚고 있는 경기도 내 반도체 전문인력 수급 상황을 완화하기 위한 이번 계획은 신선한 발상이라는 평가다. ‘공유’ 개념은 필요한 자원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제성이 높은 아이디어다. 반도체 인력 양성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활용할 가치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공유대학’은 반도체 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들과 기업이 대학을 구성해 교육과정과 실습설비를 공유하고 참여기업 인턴십을 제공하는 등 현장 실무교육을 강화하는 개념이다. 도내에 있는 전공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위과정과 비전공대학생 및 현업재직자 등을 대상으로 한 비학위과정으로 나눠 위탁 교육을 시행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직업계 고교 교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교원연수 과정을 운영하고 반도체 전문가와 교원 간 멘토-멘티를 지정해 교육과정을 컨설팅한다. 또 교육용 반도체 공정 장비와 계측 장비 등 공공교육 기반을 활용해 현장 실습을 실행하고 기업체 특강도 진행한다. 이를 위해 광교테크노밸리의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경기도 반도체 인력개발센터(가칭)’를 구축, 내년 1월 ‘공유대학’ 참여 신청을 받은 뒤 공모를 통해 선정할 예정이다.


도는 이를 통해 오는 2025년 12월까지 3년간 반도체 실무형 기술인력 660명 이상을 양성하는 게 목표다. 반도체 관련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만성적 결원과 보충 인력 부족이 반복되면서 전문성과 숙련도가 약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조사한 2021년 기준 경기도 내 반도체 분야 인력 부족은 연간 1200여 명에 달한다.


‘공유’는 지난 2008년 하버드대학교의 로런스 레식 교수가 처음 사용한 ‘공유경제(Sharing Economy)’에서 새로운 개념이 정립된 바 있다. 공유경제란 이미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함께 공유해서 사용하는 협력 소비경제다. 자동차를 여러 사람이 공유하여 여러 지점에서 필요한 시간만큼 빌려 사용하는 카 셰어링(Car sharing)이 대표적인 사례다. 공유경제는 거래 당사자들이 이익뿐만 아니라, 거래 자체가 자원의 절약과 환경문제 해소를 가능하게 하여 사회 전체에 기여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인력수급 실태가 대만, 일본 등 경쟁국보다 매우 열악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반도체 및 전자분야의 인력 부족 비율은 고졸 44.4%, 전문대졸 15.3%, 대졸 32.3%, 대학원졸 8%로 집계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4월부터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을 비롯해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도내 대학 및 기업 등과 지속적인 논의를 진행, 내년부터 반도체 산업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공유대학은 대학과 기업이 공생의 관계를 구축하는 윈-윈 전략으로서 작동할 기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 사업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주도할 경기도 반도체 소·부·장 산업 생태계 육성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산업 자립화와 기술개발 도약을 이루겠다는 경기도의 야심 찬 목표가 잘 달성되기를 기대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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