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쏙 들어간' 퐁피두 미술관 유치…인천시, 전담부서도 없어

2023.01.03 17:34:09 인천 1면

인천경제청 “최근 퐁피두미술관 유치 관련 논의한 적 없어”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해 11월 유럽 방문 중 유치전을 선포했던 퐁피두미술관 얘기가 쏙 들어갔다.

 

3일 인천시 관계자는 “퐁피두미술관 업무는 인천경제청이 모두 맡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퐁피두미술관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애초부터 전략이 부재했던 사업”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는 지난해 11월 15일 "유럽을 방문 중인 유정복 인천시장이 14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퐁피두 미술관 로랑 르봉 관장을 만나 인천에 퐁피두 미술관 분관을 설치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그러면서 "분관 예정지로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을 검토하고 있다"고 특정했다.

 

당시 인천경제청 실무자는 난색을 표했다.

 

내부검토가 이뤄지지 않았고, 퐁피두미술관 측이 한국에 유치하겠다고 확정한 것도 아닌데 부산시와 경쟁구도를 만들며 유치비용만 올렸기 때문이다.

 

해외 미술관 분관 개관을 위해선 건축비, 작품 대여료, 작품 보험료, 작품 운송료 등 천문학적인 금액이 필요하다.

 

해외 미술관들이 분관 유치에 콧대가 높은 만큼 치밀한 전략이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퐁피두미술관 유치에 공을 들였던 부산시도 인천시의 유치선언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부산시 관계자는 “퐁피두 분관 유치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며 “해외미술관 유치가 지자체간 경쟁 구도로 가는 게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1977년 복합문화공간으로 개관한 풍피두미술관은 루브르·오르세와 함께 '파리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20세기 창작된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팝아트, 설치예술 등 작품 13만 점을 소장하고 있다.

 

퐁피두미술관은 해외 분관 설치에 적극적이다. 가지고 있는 작품은 13만 점인데 그에 비해 6000점만 전시하고 있어 분관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2015년 스페인 말라가의 첫 분관 설치 이후 2017년 중국 상하이, 2018년 벨기에 브뤼셀에 분관을 열었다.

 

이어 한국에서도 유치 바람이 불었다. 2014년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 2016년 국내에 세계 명화 블록버스트급 전시를 처음으로 도입한 전시커미셔너 서순주 박사도 퐁피두 유치 계획을 발표했지만 모두 무산된 바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도 로열티와 작품대여료 등 막대한 비용 부담 때문에 퐁피두미술관 분관을 포함한 해외 미술관 유치를 보류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소영 기자 ]

박소영 기자 offthewal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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