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성문 前화천대유 대표 자금 거래 추적…김만배 압박

2023.01.08 17:30:12 7면

이성문 "김만배 부탁받고 회사서 내 이름으로 60억여원 차용"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벌어들인 불법 수익의 행방 추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씨 측근인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 씨와 이사 최우향(쌍방울그룹 전 부회장)씨를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구속기소 한 데 이어 또 다른 측근인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이사를 겨냥하며 김씨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최근 이성문 씨를 소환, 화천대유와 김씨 사이의 자금 거래 내역 등을 확인했다.

 

김씨의 성균관대 후배인 이씨는 화천대유가 설립된 2015년 2월부터 대장동 사건이 불거진 2021년 9월까지 6년 넘게 화천대유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 기간 김씨 지시를 받고 화천대유의 자금 관리를 총괄했다.

 

검찰은 화천대유, 천화동인1호(화천대유가 지분 100% 보유)와 김씨, 이씨 사이 이뤄진 대여 등 자금 거래가 각종 로비 자금 마련, 자금 세탁, 은닉 등에 동원됐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우선 김씨가 이씨의 이름을 빌려 화천대유 자금을 꺼내 쓴 점을 주목한다.

 

이씨는 화천대유에서 2015년 5월부터 2021년 7월까지 6년여간 약 102억원을 빌린 뒤 이자를 포함해 모두 갚았다.

 

이씨는 이 중 62억∼66억원은 김씨 부탁을 받고 자신의 명의로 대신 차용해준 것이라고 검찰에 진술했다.

 

이를 현금이나 수표 형태로 출금해 김씨에게 전달하거나, 김씨가 지정하는 계좌로 송금했다고 한다. 이후 김씨가 돈을 다 쓴 뒤 자신에게 돌려줬고 이를 화천대유에 변제했다는 게 이씨 설명이다.

 

이씨는 이 102억원 중 6억∼10억원은 증빙을 남길 수 없는 접대비, 민원 해결 비용 등 회사 업무 용도로 썼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씨가 화천대유에서 빌린 채무를 김씨가 대신 변제해주는 과정에서도 부정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씨는 2019년 천화동인1호에서 133억원을 빌린 뒤 이를 화천대유에서 빌린 돈을 갚는 데 썼다. 이때 김씨는 천화동인1호에서 빌린 473억원 중 일부를 사용해 이씨가 천화동인1호에 진 빚을 대신 갚았다.

 

이씨는 대장동 사업 초기 중소 건설사 대표 A씨로부터 30억원을 빌린 뒤 이자를 포함해 70억원을 갚는데, 이때도 김씨가 천화동인1호에서 빌려온 돈이 사용됐다.

 

화천대유는 또 2019년 4월 A씨와 대장동의 테라스하우스 개발사업과 관련한 50억원의 PM(건설사업관리) 용역을 맺었다가 이듬해 4월 이를 해지하면서 30억원을 A씨에게 지급한다.

 

검찰은 1년간 A씨가 PM용역 관련 업무를 한 사실이 없었던 점에 비춰 이들 간 부정한 목적으로 자금 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이 이한성, 최우향씨에 이어 이성문 씨를 겨냥한 건 주변인에 대한 수사로 김씨를 압박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관한 진술 변화를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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