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파 반 단에 5천원"…고물가에 설 장보기도 부담

2023.01.22 08:47:48

"원재료 값 천정부지 오르는데"…시장 상인들도 한숨

연일 고물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설맞이 장보기에 나선 소비자들이 비싼 장바구니 물가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설 연휴가 목전인 지난 19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 한 전통시장에는 찬거리와 제수를 사려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러나 대형마트나 백화점보다 물건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인 이 시장도 가파르게 이어진 물가 상승세는 피해갈 수 없었다.

 

한 주부는 마른 황태포가 삐져나온 비닐봉지를 양손에 들고 야채 가게를 둘러보다가 가격표를 보고는 발걸음을 다시 옮겼다.

 

작은 쇼핑용 캐리어를 끌고 제사용품을 고르던 중년 남성은 '많이 올랐네'라고 혼잣말을 하며 깐 밤과 건어물을 뒤적이기도 했다.

 

장을 보던 나모(67)씨는 "집이랑 가까워서 재래시장에 자주 오는데 오이 하나가 1천원하던 게 오늘은 2천원을 달라고 하더라"며 "고기며 야채며 전체적으로 값이 다 비싸졌는데 명절 전에는 더 올라 상 차리기도 무섭다"고 말했다.

 

고기를 사러 왔다는 박모(70)씨도 "사흘 전에 부추 한 단에 2천원 줬는데 오늘은 4천원 주고 샀다"며 "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른다"고 손사래를 쳤다.

 

실제로 품목마다 차이는 있지만 주요 채소류와 축산물은 농작에 필요한 에너지 가격 인상이나 작황 부진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많이 올랐다.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째 5% 이상의 물가 상승률이 이어지면서 장바구니 물가도 덩달아 직격탄을 맞았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파·쪽파 소매 가격은 1㎏당 1만989원으로 1년 전 8천269원보다 2천720원(24.7%)이나 비쌌다.

 

시금치 소매가도 1㎏당 8천621원으로 1년 전보다 1천651원(19.15%) 인상됐다. 계란 한 판과 우유(1L) 소매가는 전년보다 각각 185원, 524원 오른 상태다.

 

턱없이 오른 물가에 소비자들의 지갑도 예전 대목 때만큼 열리지 않으면서 상인들도 근심을 놓지 못하고 있다.

 

식용유·밀가루 등 식자재에 필수적인 원재료 값이 급등해 각종 물품을 들여오는 가격은 높아졌지만, 시장 판매가에 그대로 반영하기는 어려워서다.

 

시장에서 제사용품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작년과 비교했을 때 우리 가게에서 파는 물건 가격이 전반적으로 10% 정도 올랐는데 오는 손님마다 너무 많이 올랐다고 하소연을 한다"고 말했다.

 

인근 야채 가게 주인은 쪽파 반 단이 5천원, 시금치 한 단이 3천원 등으로 대부분 채솟값이 부쩍 올라 손님들 발길이 끊겼다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이 상인은 "올해 채소 가격이 특히 많이 오른 게 체감된다"며 "손님들이 가격을 보고는 놀라서 안 사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석바위시장상인회 관계자도 "시장에서 파는 물건값을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는데 장사에 반드시 필요한 원재료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다 보니 상인들의 어려움이 크다"며 "인천 전통시장 중 최초로 멤버십도 도입해 재방문을 유도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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